정말로 가능할까
오늘은 아침부터 리모델링 공사장이 북적북적, 발 디딜 틈이 없다. 기존 멤버 5명에다 안방 붙박이장 1명, 부엌 싱크대 2명이 각자 여기저기서 일을 하고 있다. 지붕과 거실, 부엌과 안방, 데크 할 것 없이 장정들이 움직이니, 제법 큰 공사장 같다. 우리 부부도 덩달아 총총걸음이다.



"입주는 언제 가능할까요?" 물었을 때, 팀장은 금주 토요일 오후에 가능하다고 했다. 지금처럼만 일한다면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실내 작업부터 마무리하고 입주하면 된다고 했는데, 외부 작업도 지붕에 기와만 올리면 될 것 같다. 거실과 안방, 부엌에 마루가 완공되었고 등도 달았으니 이제 싱크대와 키 큰 장만 마무리하면 된다. 잘하면 내일 입주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 사모님 하며, 붙박이장 작업하는 분이 다급히 달려왔다. "입주는 꼭 토요일에 하셔야 하나요?" 아니, 이건 또 무슨 일이지?
"제가, 급히 오느라 마감재를 빠뜨리고 왔는데, 그게 내일은 제가 일정이 잡혀가지고...... "
찬물을 확 끼얹는 말씀을 하신다. "안됩니다. 입주가 이미 1주일 지연된 상태랍니다." 강력하게 어필을 했다. 난처한 표정으로 잠시 자리를 피한 사장님은 계속 통화를 한다. 그리고 10여 분 만에 나타난 붙박이 사장님은 "내일 오후에 작업하겠습니다" 하신다.
휴~ 다행이다. 10분 동안 우리 부부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었고, 심장 쫄깃, 분노 폭발 직전이었다. 12월 1일부터 출장이 잡힌 남편이 그 말을 듣고서야 편안한 얼굴이 되었다. 다음 주엔 나도 바쁘다. 면사무소도 가야 하고, 청주에도 다녀와야 한다. 그보다, 먼지 투성이인 입주 청소를 하고 박스에서 주방 살림살이를 모두 꺼내어 정리해야 한다. 주말엔 청소. 주초엔 옷장 정리, 가구 배치 등 이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대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아, 생각만 해도 마음이 복잡하고 심란하다. 그러나 얼마나 기다린 일인가? 장장 40일을 기다렸던 입주다. 청소도, 정리도 즐겁고 기쁜 일이다. 제발, 이 번엔 계획대로 약속을 지켜주면 좋겠다.
기와를 지붕에 올려놓은 팀장이 내려와 나를 찾는다. "사모님, 저희 오늘 일찍 퇴근합니다. 내일 이거 싹 치워드릴 테니 오후에 입주하셔도 됩니다."
"아니, 뭐라고요?" 놀란 토끼눈을 한 내게 팀장이 씩 웃으며 손을 흔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