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다시 또 주문진(1)

요술공주 셀리 2024. 12. 3. 13:17

하필 기온이 뚝 떨어진 날, 주문진이라니...... "날씨가 추우니 우리만 갈게요."라고 언니가 문자를 보내왔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데 예서 말 수는 없지. 우린, 바람을 가르며 1시간을 달려 주문진에 도착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횟집이다. '강릉 부영 아파트'를 지나 우회전을 하니 바다가 나타났다.



'영진 횟집'은 언니의 단골이란다. 이 추위에 '물회'와 '회덮밥'을 시켰다. 괜찮을까? '이열치열'은 들어봤어도 이한치한이라니 하며 한 입을 떠먹었는데, 어머나! 맛있잖아? 평소 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언니가 시킨 물회도, 나의 회덮밥도 다 훌륭했다. 회덮밥은 도시에서 먹던 강한 맛이 아니다. 부드럽고 담백한 데다 회가 밥보다 많으니, 입 안에서 쫄깃쫄깃한 회를 한참 씹을 수 있다. 달콤, 매콤, 고소한 맛이어서 배부르다면서도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어우, 추워."  찬 음식을 먹었으니 당연한 현상이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따뜻한 카페. 언니가 맛있다고 추천한 '아인슈타인?' 커피를 찾아 브라질 커피숍을 찾아갔다. 아인슈타인 커피를 주문했더니 "아, 아인슈패너 커피요?' 해서 우린 또 한바탕 웃음^^. 언니는 아인슈패너를 라인슈타인으로 기억했던 것.
아인슈패너는 달달하고, 부드럽고, 진한 라테 맛이었다. 독특한 맛, 바다를 품은 커피가 맛없을 리 없다.

 

 



카페에서 가까운 해변은 '도깨비' 드라마를 찍었다는 장소. 김고은과 공유가 촬영했다기에,  "김고은이 청룡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던데요?" 했더니, 언니가 말을 받았다. "아, 여자주인공상?" 여자주인공상? 뭔가 낯선 단어다. "언니, 혹시 여우주연상 아닌가요?"
"아이고 저런......"
언니의 엉뚱한 유머? 에 우린 또 박장대소.
우린 오랜만에 먹고, 마시고, 웃고, 즐기는 호사를 누렸다.

바람이 찼지만 '주문진 전망대'로 올라갔다.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있으려니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넓은 바다는 늘 작은 마음을 넓혀주는 매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오기를 참 잘했다. 하얀 포말과 짙푸른 코발트 색의 조화에 눈이 호강을 한다. 이 아름다움을 또 어찌할고?

 

 



시원한 바다를 옆에 끼고 신선하고 맛 있는 점심을 먹었고, 바다를 통째로 안은채 아인슈타인(아인슈패너) 커피를 마셨다. 게다가 전망대에서 푸른 바다를 실컷 감상했으니 부러울 게 없다.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 볼 추억을 만들었으니, 힐링 부자가 되었다. 마음에 낭만의 불을 지펴본다. 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