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과해도 너무 과했다

요술공주 셀리 2025. 2. 8. 13:44

하루 정도의 시간이면 될 줄 알았다. 그림과 수를 함께하면 시간이 절약될 줄 알았다. 옥이가 준 샘플대로 할 것을, 그림만 그릴 걸. 경험보다 자신감이 앞선 게 탈이었다. 그림도 수도 한 번 작업하면 고칠 수가 없으니 진퇴양난이다. 그림도 너무 과했고, 이를 수정하려다 수가 너무 많아졌다.
더하면 더할수록 마음에 들지 않으니 버릴 수도, 그렇다고 설치하기도 애매한 모양이 되었다.



주황색꽃으로 시작할 때는 괜찮았다. 변화를 준다고 작은 빨강꽃을 그리다가 그만 붓을 놓쳤는데 이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던 것. 화면 가운데의 빨강물감이 떨어진 곳에 꽃으로 보완하다가 그만 빨강꽃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빨간색이 너무 많아."
"옥이가 준 찻잔 그림은 세련되었는데, 이건 촌스러워."
"꽃이 많아도 너무 많아."
아픈 곳을 콕콕 찔러 말하는 남편의 지적질에 부아가 치민다.
"나도 안다고. 불난 곳에 부채질 좀 하지 마."

빨간색을 조절하려고 분홍색을 덧칠하고, 붉은색조를 줄이려고 노란색을 사용하다 작품은 점점 유치해지고 있다. 꽃을 수놓다 말고, 녹색의 줄기로 갈아타다가, 이도 갸우뚱. 연두색 물감을 덧칠했는데 나뭇가지가 또 너무 굵어졌다. 엎친 데 덮치는 일까지 생겼다. 그림으로 보완하려다 안되면 수를 놓고 수를 놓다 그림을 그렸지만, 강으로 가야 할 작품은 산으로 가고 있다.



옛말이 진리다. "과한 건 부족한 것만 못하다고......"
그냥 샘플 보고 복사했으면 벌써 완성했을 텐데.
그러나 죽이든, 밥이든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심폐소생술도 해보고, 죽일 곳은 죽이고 살릴 곳은 살려서 완성이란 걸 해보려고 한다.
덜어내는 작업이 쉽지 않지만, 과한 색들을 줄여가고 있다. 파스텔 톤은 늘리고 유사색상을 늘려, 조연의 역할을 늘리고 있다. 너도 나도 주인공일 수 없지. 주인공은 살리고 조연과 배경은 그냥 주인공을 거들면 되는 것. 그렇게 이야기를 꾸며가고 있다. 그래야 드라마가 재미있지.
정말로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