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봄이다
요술공주 셀리
2025. 3. 1. 16:23
"아휴, 똥 냄새"
2월 내내 나무에 거름을 뿌려준다고 벼르다가 오늘에서야 그 일을 실천했다. 오전엔 코다리찜과 장조림 냄새가 진동을 했었는데 극과 극, 거름을 뿌렸더니 오후엔 집 주변으로 똥냄새가 가득하다.

나무에 물이 올랐다. 멀리서 보면 나뭇가지가 붉으스름, 노르스름하다. 나무 끝에 꽃 대신, 색깔이 달렸다. 바삭거리는 갈잎을 젖히고 나무 주변에 거름을 뿌려줬다. 장미와 칠자화, 꽃사과, 박태기, 안개나무 등의 꽃나무와 사과, 호두, 배, 자주, 대추나무 등 과실수가 제법 많으니 조금씩 뿌렸는데도 거름 냄새가 진동을 한다.



얼었던 눈도 며칠 새 많이 녹았다. 거름을 주면서 손 끝에 스친 땅도 제법 포슬포슬. 땅도 겨울을 벗어나고 있다.
지난 2월에 전지하며 떨어뜨린 나뭇가지가 꽃밭 위에 수북하다. 어? 왜 치우지 않았지? 하며 잔가지를 들어낸 자리에 풀부터 보인다. 아니 이놈 풀들은 어찌 이리 급한 거야? 하면서 냅다 풀을 뽑았는데 "앗, 깜짝이야?" 수선화 싹이다. 세상에 뾰족뾰족 올라온 새싹. 여전히 내 마음은 겨울인데 새싹이라니, 기대도 하지 않은 일이다. 이럴 수가......
산수유 꽃봉오리에 이어 새싹이라니......

놀라움과 설렘. 기쁨이로다. 아, 춘 3월! 정말로 봄이구나 한다. 정말로 봄이 왔구나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