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도 하고, 실패도 해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제 뿌린 씨앗부터 들여다본다. 참 내원 몇 시간 만에 뭐가 달라졌다고? 그래도 밤새 안녕? 안부를 물어본다.
아, 그런데 남은 씨앗이 또 있었지? 모종판과 상토, 씨앗을 들고 오늘도 아침부터 차이브와 에키네시아를 파종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궁금하다. 언제 싹이 나올까? 자란 모종은 언제, 어떻게 심어야 하지? 이 또한 처음이니 또 인터넷을 뒤져본다. 그런데 앗, 실수!
"으이구 암튼 한 번에 되는 게 없다니까......"
아침에 파종한 차이브 씨앗은 하루쯤 물에 담가놓는 게 좋고 어두운 곳을 선호한단다. 다시 할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씨앗은 너무 작고, 물기 머금은 검은흙에서 검정 씨앗을 찾기가 너무 힘들어서다. 다만, 암발아가 좋다니 검정 비닐을 찾아 덮어주었다. 차이브는 그렇게 해결했으나, 문제는 한련화다.

한련화 씨앗은 깨끗한 물에 12~24시간 담가둔 뒤, 씨앗에 흠집을 내거나 껍질을 벗겨 파종하는 것이 발아율이 높다고 한다. 게다가 암발아 조건이라니, 할 수 없이 15개 씨앗 모두를 다시 꺼내어 물에 담가두었다. 그리고 적당한 때 꺼내어 껍질을 벗겨주니 작은 주황색 씨앗이 나타났다.

씨앗도 크고 모종도 큰 한련화는 모종판도 큰 것으로 골라 다시 뿌려주었다.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니 깊이가 있는 box안에 새 집을 지어주었다. 당연히 그늘이 있는 곳에 옮겨 주고......

한련화 캐낸 곳엔 백일홍을 새로 뿌려주고, 수분 케어를 하라고 구멍 숭숭 뚫린 새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계약서 쓰기 전에 옮겨줬으니...... 하마터면 두 배의 위약금을 물어줄 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