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예정에 없던 일
요술공주 셀리
2025. 5. 18. 12:53
새벽 미사에 다녀왔다.
마음 넉넉한 교우가 나눔 해 준, 수세미 모종 두 개를 얻어 왔다. "올핸 심지 않으마" 했었는데, 수세미를 보는 순간 왜 욕심이 올라왔을까?
"수세미를 어디에 올려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참으로 난감한 슥제다. 집 리모델링을 하면서 데크의 난간을 없앴고, 수세미 아치까지 철거한 상황. 데크를 연결해선 아치를 만들 수가 없게 되었다.
남쪽에 새로 아치를 만들자니 전경을 가리고, 포도 아치엔 엊그제 풍선초를 올렸다. "욕심 내지 말걸. 괜히 가져왔나봐" 후회하고 있을 때, 남편이 good idea를 제안했다.
"인동 아치의 중간에 수세미를 심고, 줄을 달아 수세미를 왼쪽으로 유도하면 돼."
욕심 많은 아내 때문에, 남편은 예정에 없던 수세미 아치를 만들게 되었다.

솜씨하면 빠지지 않는 남편이 뚝딱, 아치 하나를 세웠다. 기존의 아치 중간에 난간 하나를 올리니 그걸로 족했다. 오호호, 식은 죽 먹기......
"수세미가 열리면 침대에서 감상할 수 있겠군."
"오, 예~ 주렁주렁 매달린 수세미가 창문 가득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설렘 만땅이다.
남편이 매달아준 줄 두 개 밑에 나란히 모종을 심었다. "나도, 이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 망치로 꽝꽝 팩을 박아 수세미 지지대를 마무리해줬다.
새로 생긴 풍경. 인동 아치 아래, 2층 짜리 아치가 처음으로 생겨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