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보랏빛 향기
요술공주 셀리
2025. 6. 1. 14:28
아침도 데크에서, 점심 후의 티 타임도 데크에서 가졌다. 싱그런 초록 바람이 코 끝에서 살랑인다. 그러니 꽃이 만발한 정원을 떠날 수가 없다.
"보라색 천지네"
5m~6m 정도 군락을 이루어 핀 아이리스꽃을 보며 남편이 말했다. 붓꽃이 아름답다는 표현을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하다가, "아니야, 흰색도 많아"라고 나는 반기를 들었다.



꽃이 가장 많이 필 때 아들네가 왔었지만, 감기를 달고 온 아들 가족은 정작 꽃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이 많은 꽃들이 아들 가족을 무척이나 기다렸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매발톱도 보라, 제비꽃, 팬지도 명도 차이는 있으나 모두 보라색이다. 남편이 그렇게 말할만도......




심지어 아침에 뿅 터진 수레국화도 보라색. 그나마 백리향이 연보라색을, 패랭이가 분홍빛을 뽐내고 있어 나름 생기를 더했다.



"에이, 뭔 섭섭한 말씀을......"
"우리도 한 가족입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하얀 손을 번쩍 치켜든 마가렡과 케모마일.


5월 한파에 죽다 살아난 한련화도 작은 키에 큰 꽃을 피웠다.


목련과 자엽 펜스테몬, 그리고 안개나무는 보라색과 이웃인 자주색이고, 그나마 독일붓꽃이 노란색이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나른함을 취하는 것. 힐링은 꽃과 초록으로부터 향기를 얻는 것. 난 일요일 내내 정원에서 휴식과 힐링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