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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나태주)

요술공주 셀리 2022. 9. 20. 15:06

1

울지 않는다면서 먼저

눈썹이 젖어

 

말로는 잊겠다면서 다시

생각이 나서

 

어찌하여 우리는

헤어지고 생각나는 사람들입니까?

 

말로는 잊어버리마고

잊어버리마고...

 

등피

아래서.

 

2

살다보면 눈물날 일도

많고 많지만

밤마다 호롱불 밝혀

내 강심에 노를 젓는

나는 나룻배

 

아침이면

이슬길

풀섶길 돌고 돌아

후미진 곳

너 보고픈 마음에

하얀 꽃송이 하날 피웠나부다.

 

1992, 나태주 시선집 '손바닥에 쓴 서정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