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또 다른 겨울채비

요술공주 셀리 2022. 10. 23. 13:27

지난 서리를 맞고 장렬히 전사한 애기 난초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화분을 집 안으로 들여놓았다.
게발선인장은 이미 이파리가 얼어 축 쳐져 있어, 간신히 남은 밑동과 성한 잎을 남겨 분갈이를 해 주었다.
집이 비좁아 화분을 많이 키우지 못해 아쉽지만, 강원도에서도 제일 춥다는 이 동네에선 있는 화분도 겨울엔 관리가 쉽지 않다.

 


아직 단풍도 채 들지 않았는데, 여긴 겨울 준비를 한다.
윗집은 다음 주 초에 김장을 한다 하고, 옆집도 우리도 주말엔 김장을 할 계획이다.

일기예보엔 다음 주에 비가 오고, 비 그친 후엔 다시 추워진다고 하니 마음이 급하다.
해뜨기 전 아침은, 집안에 한기가 가득. 여긴 벌써 겨울인데 추위에 약해서 걱정이 앞선다.

어젠, 창고 정리를 했다.
몇십 년간 보관했던 캔버스를 꺼내기 위해서다.
창고 구석 쟁이에 처박아 두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캔버스다.

일하고, 살림하고, 부모님 모신다는, 이유라면 이유일 거리가 있을 땐 생각 못하던 캔버스에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오래된 캔버스'
겨울을 나기 위한 방편인지, 아님 그림 그리기 재도전인지 곰곰 생각을 해보아야겠다.
아주 오래전, 다시 붓을 잡겠다고 밑그림을 그려놓은 캔버스를 바라본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또다시 밑그림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