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타샤의 정원

요술공주 셀리 2022. 11. 28. 16:14

'타샤의 정원'을 다시 읽는다.
아주 오래전,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후 '타샤의 정원'을 읽고 전원생활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아파트에서 살았고 육아와 살림, 일에 치여 꽃과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시기였으므로 '자연과 더불어 꽃에 파묻혀 사는 이야기'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지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그녀가 참 부럽다고 생각한 것 같다.

동생이 40대에 강원도에 집을 짓는다고 했을 때엔 시부모님 모시며 힘들어할 때라서 더욱 관심을 갖지 못하다가, 어느 해 여름휴가 때 '낚시'를 체험하면서 '강원도 앓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주천강을 끼고 지은 동생집은 계단만 내려가면 낚시를 할 수 있었는데 견지낚시가 세상 신나는 일일 줄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이제 여름휴가는 무조건 강원도요. 동생네 집이고, 동생네 집에 오면 식음을 전폐하고 고기잡이에 빠져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무슨 꽃?" 물을 때마다 꽃 이름을 모두 대답해 주는 동생이 신기하기만 했는데, 학교에 피어 있는 꽃과 도로와 남의 집 화단에 피어 있는 꽃까지 점차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럴 즈음 '타샤의 정원'을 만나게 되었으니, 우연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있다고 하면 '견강부회'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당시 타샤는 부러움의 대상이요, 로망이기도 했다. 단지 자연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는 타샤가 아니라, 동화작가이며 '핸드 메이드'를 즐기는 그녀에게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오늘, 타샤 할머니가 직접 출연한 '타샤의 정원' 영화를 시청했다.

영상은 책에서 보던 사진과 별반 다를 게 없었으나, 타샤의 순수한 얼굴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그녀의 철학과 생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짧은 인생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라"는 그녀의 말과,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부지런하고 노동을 즐기되, 감수성 풍부하고 예술적 감각이 있는 그녀가 인상적이었다.

흔하디 흔한 말이어서 식상할 수 있으나, 91세 삶 동안의 경험을 고스란히 전하는 말이라서 진하게 여운이 남는다.

노동과 고통의 작업조차 즐겁게 일한 사람.

자연주의자, 동화 작가, 정원사이자 화가였던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화가'라고 했단다.

타샤 할머니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