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요리

빵을 만들다

요술공주 셀리 2022. 11. 30. 09:25

부모님은 아침에 빵을 드신다.
이왕이면 맛도 있고 건강한 빵을 드시게 하려고 '식빵 굽는 걸 배운다' 계획해놓고,
그만 시간을 놓쳤다.

그런데, 옥이 찬스로 식빵을 만들게 되었다.
"언니, 빵 만들어 봤어요?"
"세상에, 옥이님은 못하는 게 없네요. 김장도, 호박죽도, 감자탕과 웬만한 음식은 힘 안 들이고 뚝딱이더니, 빵도 만들 줄 알고...... 아니, 뭐라고요? 내년 봄엔 된장도 담그자고요?"

그래서, 모르면 어렵고 알면 쉽다는 빵을 만들어보게 되었다.
발효되는 동안 구수한 냄새도 좋고, 보들보들하고 탱글탱글한 밀가루 반죽의 감촉도 좋고, 무엇보다 '알아가는 재미'가 신이 난다.
목소리가 이미 한 옥타브 올라가 있다.
"우왕, 너무 재미있어요"
"맛은, 사는 것보다 덜해요" 옥이님이 겸손해한다.
당연하다. 사는 것은 버터와 설탕, 소금 천지요, 연화제까지 들어 있으니 맛이야 있겠지만, 건강하지 못하지 않은가?
그래서 이제부터는 시골 산지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들어 먹는 '건강식'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옥이 선생님과 함께 전 과정을 배워서 이제, 굽기에 이르렀다. 에어 프라이기 앞에서 어린아이 마냥, 익어 가는 빵을 구경한다.
저울이 없어 손으로 대충 잘라 3등분 했더니, 3층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하면 타거나, 덜 익을 수 있다고 했는데...... 제발, 잘 익어주기를......
10분, 20분, 제과점 앞에서 새어 나오는 '빵 굽는 고소한 냄새'가 나고 벌써 표면이 노릇노릇해진다.
부풀어 오르는 빵의 높이만큼 내 가슴도 뛰어오르고...... 25분, '띠 띠 띠'하는 소리와 함께 드디어 완성!
이제 시식이다.
그런데, 우하하하하, 박수 짝짝짝---???
절로 웃음이 나온다.
"맹 맛이다!"

평소, 달고 짠 것을 싫어해서 소금과 설탕을 너무 적게 넣었나 보다.
사서 먹는 식빵과는 전혀 다른 자연의 맛. 다만 싱겁고 강하지 않아 제과점 빵에 익숙한 사람에겐 호, 불호가 있을 듯......

난, 참 마음에 든다. 중국에 갔을 때 그들이 주식으로 먹는 흰색 빵이 기억에 남았는데 딱 그 맛이다. 사람들은 맹맛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 맛이 좋아 따로 구매까지 했었는데, 이제 집에서 그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부모님과 남편용은 간을 더 해서 따로 만들면 되겠지?

점심을 넉넉히 먹었는데도 질리지 않으니 자꾸 들어간다. 먹을수록 묘한 맛이 있다.
처음 만든 빵, 이만하면 성공이다.
우후후, 제법인데? 이 집에선 이제, 빵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겠구먼?

옥이 선생님, 고맙습니다!

- 식빵 만들기 -
◎ 재료 : 유기농 밀가루 400g(물컵 2개 정도), 물 200g, 이스트 4g, 소금과 설탕 약간(기호에 따라),
올리브유 25g (식용유 도 가능)

◎ 방법
1. 밀가루에 설탕, 소금, 이스트, 올리브유를 넣고 재료를 골고루 섞어 치댄다.
(단, 이스트와 소금은 서로 닿지 않도록 유의 - 닿을 경우, 이스트가 발효되지 않음)
2. 치 댄 밀가루를 둥글게 모양을 만들어 볼에 넣고 랩을 씌운 후, 약 1시간 정도 숙성시킨다.
* 여름엔 실온에서, 겨울엔 따뜻한 곳(따끈한 물 한 컵과 랩 씌운 볼을 전자레인지에 함께 넣는다)
3. 숙성 확인 : 밀가루를 손으로 눌렀을 때, 쑥 들어가면 잘 숙성이 된 상태
4. 숙성된 밀가루를, gas를 빼주기 위해 한 번 더 치대 준다.
5. 4에 랩을 다시 씌워 10분~20분 정도 실온에 놓아둔다.
6. 5를 삼등분하여 이를 밀대로(손으로) 펴서 gas를 빼주면서 동글동글 말아서 식빵 틀에 넣어 준다.(가능하 면 3개의 무게가 같도록)
7. 반죽이 살짝 부풀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8. 오븐(에어 프라이기)에 넣어 굽는다. 오븐이 없으니 에어 프라이기에 넣어 170℃에서 25분 정도 구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