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tistory, 일기

요술공주 셀리 2022. 12. 15. 11:01

아주 잠깐 얼굴을 보인 해님은, 구름 뒤로 숨더니 눈을 보냈다.
오늘도 눈이 내리고 함박눈은, 한 무리의 홍학 떼처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춤을 추다가
결국 땅 위로 내려앉아 꽃이 되었다. 오늘도 하얀 세상이다.

봄에 시작한 시골살이가 어느새 4계절을 경험한다.
오늘처럼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추는 날도, 어제처럼 바람 지나는 곳으로 흔들리는 날도, 구름 흘러가는 곳으로 비틀거리고, 때론 가시를 만나 갈팔 질 팡하다가, 구원의 손길을 만나 'tistory'를 하면서 글을 쓰게 되었다.
풀씨를 얻어 새싹을 틔우고, 물과 바람과 햇빛을 쏟아 생기가 돋아났다.

7월 8일, 처음으로 올린 '보리수 쨈 만들기'를 시작으로 5개월 동안 300여 개의 글이 쌓였다.
취미라기보다 '즐겨하는 일'이 있다 보니 지인의 조언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하고, 많이 망설이다 '시 사랑'을 추가하게 되었다. 남편과 가족이 구독자가 되어주고, 지인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조회수도 늘고 구독자가 늘어가면서, 욕심도 늘어나게 되었다.
'일기'처럼 오로지 '내 중심'이던 글이 자꾸 '다른 사람이 읽는 글'이라고 의식하게 된 것. 그러다 보니 미사 여귀가 생겨나고, 어느 사이 글귀에 과장을 붙여 넣기 하게 되었다.
그래서, 욕심이 '망설임'을 낳게 한 것이다.
그러나 그도 잠시, 다행스럽게도 다시 '초심'을 찾게 되었다.

욕심에서, 초심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가족과 지인들의 구독에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23명의 구독자가 생겼고, 어느 날은 조회수가 400회가 넘은 적도 있어 '이게 뭔 일인가?' 하던 날도 있었는데, 그럴 때 욕심이 생기고 과한 관심이 부담도 되어 근심이 되기도 하더라. '티스토리, 친구 하자'는 카톡에 화들짝 놀라 이러다 개인 정보가 다 털리는 게 아닌가 싶어 그 카톡을 삭제하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많은 생각을 하면서 초심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관심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아주 잠깐 조회수에 민감하던 때도 있어서, 하루 종일 티스토리에서 살던 때도 있었는데, 지나친 관심과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사례가 생겨나 부담이 생겼다. 부담은 싫다. 시끄러운 것도, 유별난 것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처음처럼 순수하고 고요함이 좋으니 이 것이 '초심'인 것이다. 초심을 지키면서 다행스럽게도 티스토리를 찾는 이도 가족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우아한 구독자가 늘어나게 되었다.

인생 2막 '새로 가는 시계'는 selly가 스스로를 가꾸고 즐겁고 의미 있는 무엇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담백하고 진솔한 selly의 '전원 일기'이며, 조용한 '인생 이야기'이다.

시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자연과 더불어 새로운 생활에서 작은 행복을 찾아보고자 하는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selly의 작은 힘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행복해질 것 같다. 손뜨개도 하고, 풀도 뽑고, 작은 정원에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말이다.

날마다 먼지가 쌓여가듯, 그렇게 하루하루 story도 쌓여가면 좋겠다.
언젠가, 다 잊힐 일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