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2시의 산책

요술공주 셀리 2023. 1. 30. 16:04

아지랑이와 파란 하늘, 밝은 햇볕이 산책을 부추긴다.
오랜만에 영상의 날씨다. 그리고 오랜만의 산책이다.
명절과 눈 때문에 발목이 묶였었는데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산책을 서둘렀다. 빙판이던 도로가 많이 녹았다. 산과 들판의 눈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오늘은, 녹은 눈이 더 반갑다.



햇볕에 녹은 눈물이 마을 길을 적시고 밤 사이 달린 고드름도 응달을 지키고 있다. 파란 하늘의 낮달도 오늘은 일치감치 마실을 나오고 볕을 쬐려는 토끼는 인기척에도 도망가지 않는다.



그런데 강바람은 여전히 칼바람이다. 동장군이 하루아침에 곁을 내어줄 리가 없다. 모자와 장갑, 마스크까지 갖추었지만 강바람을 이길 수 없어 집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한겨울이지만, 경운기와 트랙터도 봄을 기다리고 있다.



눈이 녹으면서 만들어진 재미 있는 풍경을 찍을 때도 핸드폰이 흔들릴 만큼 바람이 세다. 아이고 추워라!
햇볕만 믿고 외출했다가 동장군에게 큰 코를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