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또 다시 주문진

요술공주 셀리 2023. 2. 8. 17:15

큰일이다. 어제랑 다른 햇살에 벌써 밖에 나가고 싶으니......어쩔까요? 에라, 갑시다.
윗집과 어울려 주문진을 다시 찾았다. 바다에 가기 전에 바다와 접해 있는 커다란 호수 '향호'마을에 들렀다. 주문진에도 호수가 있다니 많이 궁금했는데, 제법 큰 호수 향호는 아직 얼음이 다 녹지 않았는데도 갈매기 한 무리가 호수 위를 지키고 있었다. 파란 하늘에 하얀 갈매기 떼가 비상을 할 때면 멋지고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하곤 했다. 호숫가에 조성해 놓은 산책로에 '해파랑길' 이라는 푯말이 보여 어?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고 했더니, 부산부터 시작해서 이어지는 길이라고 한다. 갈대와 벚꽃나무가 어우러진 철 이른 호수에 평일임에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여럿이었다. 햇살은 따뜻하지만 바닷바람이 제법 차가워, 벚꽃 피는 봄에 다시오자며 우리는 바닷가로 발 길을 돌렸다.


주문진 바다는 지난 11월, 국화꽃이 만발할 때 와보고 두 번 째 방문이다. 바다는 역시 바다다. 넓은 시야에 뻥 뚫리는 시원한 맛과 달려가고 싶은 파도, 바다의 푸른 색과 파란 하늘이 만나는 낭만의 세계다. 그런데 가을과는 확연히 바람이 다르다. 잔잔하고 따뜻했던 11월을 생각하고 가볍게 준비하고 왔더니 오늘은 칼바람이 분다. 사진 찍기도 힘들어 바다에는 잠깐 목례만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ㅅ' 칼국수집은 임시 휴일. 옆집에 들러 감자옹심이 칼국수와 장칼국수, 감자전을 시켰다. 옹심이 칼국수는 정선 맛집과 비슷한 맛이었지만, 감자전은 식감도 맛도 일품이었다. 강원도는 역시 감자로 만든 음식이 최고!


주문진에 오면 꼭 둘러보는 항구가 있다. 주문진항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어 찾아가보니 막 도착한 배에서 홍게를 분류하고 있었다. 길다란 다리가 움직이는 걸로 보아 살아 있는 게임에 틀림이 없다. 신선한 게를 크기대로 분류하는 처음 보는 광경에 정신이 팔려 사진 찍는 것도 잊어 버렸다. 게다가 그 바로 옆에서는 낚시를 하는데 물 반 고기 반인 바다에서, 작은 물고기를 계속 잡아올리고 있었다. 낚시꾼들이 여기 저기 한 두 명이 아닌데도 어망에는 고기가 가득가득. 전어라고 했다. 겨울에 전어를 잡다니, 그 또한 귀한 풍경인데다 낚시에 관심이 많아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구경했다. 올 여름엔 오랜만에 낚시를 해 볼까나 생각하면서 자연산만 판매한다는 시장에서 우리는 펄덕이는 싱싱한 물고기와 홍게를 구경하러 다녔다. 나는 반건조 시킨 '대구 횟대'라는 물고기와 가자미회를 사고, 윗집은 살아 있는 홍게를 구매했다. 오늘 저녁 메뉴는, 살아 있는 홍게찜. "홍게 먹으러 와요." 윗집의 초대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