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그림

개똥쑥 손수건

요술공주 셀리 2023. 2. 12. 12:49

지난여름, 개똥쑥으로 천연염색을 해서 커튼을 만들었다.
2층에 걸어두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데, 침을 튀기며 자랑을 하고 있다.
처음 접해보았는데 성공한 일이 자랑스러워서다.

남은 천연 염료에 담가 염색한 개똥쑥 손수건 두 장이 오늘의 일거리.
특수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 반년 만의 '손수건 그림'이다. 손수건 그림은 주로 여름에 많이 그린다. 그러기에 겨우 내내 내키지 않아 본체를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눈에 띄어, 오늘은 개나리와 노란 풀꽃을 그리기로 한다. 자연도 그렇고 사람은 더더욱 계절을 타더라. 그게 색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더라. 여름엔 시원한 푸른색 계열이 당기고 봄엔 노란색이 눈에 들어오더라. 책상 위에 팽개쳐둔 손수건이 이제야 눈에 뜨인 건 아마 이런 연유, 따뜻해진 날씨 때문인 것 같다.

한 사람이 그리지만 같은 그림은 단 한 장도 없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손수건이 완성되었다.
완성한 이 손수건은 이미 주인이 정해져 있는데, 얼마 전 이웃이 되어준 두 사람에게 선물 할 예정이다.
봄이 되어 목에 두르면 찬 바람을 막아줄 스카프가 될 것이다.
때론 땀방울을 닦아주는 손수건이 될 터이고......
이 그림이 그런 친구가 되어주는 모습을 상상하며,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