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랑

히말라야를 꿈꾸며(전종호)

요술공주 셀리 2023. 2. 24. 10:22

세상의 모든 일을 다 알 수는 없다

눈 덮인 산 넘어 길이 있는지

몇 갈래 길을 이은 마을에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몰라

갈급한 것을 모두 채우고 싶다

 

세상의 모든 길을 다 갈 수는 없다 

길은 시작도 끝도 없다

시작과 끝은 발끝에 있고

발끝은 마음에서 비워지는 것이니

구름처럼 또한 갈 수 없는 길은 없다

 

길 가다 어쩌다 만날 기막힌 풍경 앞에

나를 부리고 싶다

사진으로는 장엄풍경(莊嚴風景)을 다 나타낼 수 없고

영상으로는 적막공허(寂寞空虛) 다 담을 수 없으니

내 옆에 가까이 당신을 세워 두고 싶다

 

넋 나갈 풍경 앞에

손바닥만 한 햇빛 한 줌 깔고 앉아

저만큼 비켜서서

화엄설산(華嚴雪山)을 당신과 함께 바라볼 수 있다면

굳이 세상에 등 돌릴 일이 또 무엇이랴

길은 시작도 끝도 없다

턱 없는 히말라야

숨은 막히고 눈이 트이는 눈들의 잔칫집

오늘 설설설 바람 부는 고개를 넘는다

다가갈수록 산은 위대하고 한 생은 너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