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그림

세 번 고친 그림

요술공주 셀리 2023. 2. 24. 12:36

늘 마음이 바뀐다.
참 고약하다. 진득하지 못하고 변덕스럽다.
 
지난겨울, 11월부터 그린 그림은 10여 점. 아들이 '해바라기(가을)' 한 점을 가져가고 지인에게 해바라기 한 점을 겁도 없이 선물했다. 작품이라기보다 '복을 가져다주는 꽃'이란 의미가 강한 그림이었기에 감히 선물을 했다. 시작이라서 좋았고 무엇보다 밝고 편안한 그림이라서 반가웠는데, 장미와 여인은 마음이 가지 않아 이미 두 번의 수정을 거친 그림. 여전히 삐뚜름한 여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던 그림이다.
 
어쩌다 꽃이 소재가 되어 계속 꽃을 그리고 있다. 2층의 유리그림을 그리고 난 후, 자꾸만 강렬한 꽃이 그리고 싶어진다. 여인을 주황색 장미꽃으로 다시 그렸다. 열정의 붉은 색이다.
 
겨우내 닫고 있던 동쪽 창문의 커튼을 열어 놓는다. 잣나무와 말채나무는 여전히 겨울이지만, 한 자락 봄 햇볕을 들이기 위해 창문을 열어젖힌다. 생기가 들어온다. 살랑살랑 바람도 들어오고, 소곤소곤 이야기도 들려온다.
"늦잠 자지 말고, 일찍 일어나라."
"게으름으로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움직여라" 
"작은 것에 감사하고, 작은 것도 맘껏 즐겨라"
''아직도 너는 많이 부족하니, 고쳐서 쓰도록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