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조팝과 백철쭉, 불두화는 모두 흰색꽃이다.
흰색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흰색이 빨, 노, 파 원색 이외에도 그 어떤 색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정원에 흰색꽃을 많이 심었다. 마가렡과 옥매(화), 눈꽃, 구절초, 바이오체리, 하설초를 심은 것도 다 이 같은 이유에서다.
오늘의 목표는 진입로 우측에 목수국을 이식하는 일이다.
작년엔 밭두둑을 만들어 옥수수와 토마토를 심었던 곳인데, 여기에 흰색 꽃이 피는 목수국 애너벨을 심으려고 한다.


쇠스랑으로 올라온 두둑을 평평하게 펴주는 작업을 해 주는데, 이 역시 힘을 쓰는 일이다. 요령이 없다 보니 힘을 쓰는 일이 제일 힘든다. 10분도 안 되어 헥. 헥..., 이럴 때 보약은, 태어난 지 10일 된 손자를 보는 일. '산후조리원 앱'을 깔아서 실시간으로 손자를 볼 수 있으니 신문물의 혜택이다. 신생아여서 잠자는 모습이 대부분인데도 보고 또 보고 있다.

오전에 평탄 작업한 곳에, 오후엔 이식 하는 일.
서쪽 화단에 세그루, 아래 화단의 두 그루, 다섯 그루를 파다가 여기에 심어주면 된다. 좁고 경사진 법면에서 작업하던 어제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훨씬 편한 작업이다. 파내는 일, 심어주는 일이 이 정도면 할 만하다. 물을 주고 주위의 풀을 뽑고 정돈하기까지 2시간여 소요됐다. 다행이다.


그러나, 오늘은 아직 미완성이다. 미리 주문한 애너벨은 3월 15일, 원주농원에서, 열 그루를 사다 양쪽에 나누어 심으면 된다. 여름이면 좌, 우 양쪽 10여 m 수국터널이 생길 터, 빨강 넝쿨 장미와 분홍 등나무 터널 옆으로 설국의 공주처럼 우아하게 걸어가노라면...... 호호호, 상상이 더 즐거운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