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공주 셀리 2023. 3. 28. 15:08

"언니, 명자나무 심으실래요?" 윗집에서 연락이 왔다. 
가시가 있지만 장미 같기도, 찔레 같기도 한 꽃으로 빨갛게 피어나는 꽃을 가지러 윗집에 갔다. 30cm 정도 되는 귀여운 크기인데도 꽃봉오리가 다닥다닥 달려있다. "고맙다"하며 내려오는데 길 가에 민들레 꽃이 피었다. "어머나, 민들레도 피었네" 1년 만에 보는 노란 꽃이 그저 반가워, 허리를 숙여 서로 인사를 했다. "안녕? 반갑다."
 



"민들레가 사람에게 그렇게 좋다네요." 옥이의 민들레 예찬을 들어보니, 오늘 민들레무침을 먹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만 같아 열심히 캐 보았다. 다행히 아랫밭에 여기저기 지천이다.
 



"언니, 오늘 내려갈게."
며칠 전에 올라갔던 동생도 오늘 내려온다니 저녁엔 봄나물을 해야겠다. 제법 자란 쑥까지 캐서 동생이 오기 전에 깨끗이 다듬고 씻어 놓았다. 그런데 민들레는 생각보다 다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크다고 생각했는데 작은 개체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하나하나 분리를 해주는데 그때마다 마른 이파리를 떼어내고, 씻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팔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내니 부피가 확 줄었다. 애초엔 옥이네랑 나눔 해야지 생각했는데, 한 끼 분량이나 될까? 싶다.
 

 



고추장이냐? 된장이냐?를 고민하다가 민들레는 된장무침을 했다. 된장과 들기름, 다진마늘을 넣고 나만의 비법, 손으로 조물조물 비벼주기. 그렇게 탄생한 민들레 된장 무침과 쑥부침개, 부추부침개, 고추장아찌, 옥이가 보내준 콩비지 찌개가 오늘 저녁상이다. 봄 가득한 상에 건강은 보너스! 야미야미, 동생네와 함께여서 더 맛 있고 행복한, 저녁 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