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그림
눈을 다시 그리다
요술공주 셀리
2023. 5. 7. 19:22
지난겨울, 함박눈이 쌓인 앞산을 그렸다.
몇 달이 지난 지금 설경을 그린다는 것이, 이미 실제감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화면에서의 조형미만을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
벌써 여러 번, 산도 고치고 하늘도 수정해 보았다. 그런데 재미가 없다. 염색과 손수건 그림은 재미가 있는데 캔버스에 그리는 그림은 늘 부담스럽다.

먼저 그린 그림이 포근하고 단조로워 더 좋게 느껴진다.
그런데, 어쩌랴. 이미 고치고 또 수정해서 지금에 이르렀는걸......
동글동글한 선과 색감이 많아져서 생동감은 더 많아졌다. 그러나 세련미는 절감되고 이야기도 달라졌다.

붓질을 많이 한다고 그림의 밀도가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수정을 거듭하다 보니 색감도 풍성해지고 나름 하늘과 나무, 산 사이에 이야기도 생겼다. 보라색과 녹색, 하늘색과 흰색이 눈의 이미지와 맞닿아있고, 시린 눈꽃과 포근함도 머금었다. 그럼 됐지 뭐.
설경은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