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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메밀국수

요술공주 셀리 2023. 5. 16. 13:17

횡성장날이라도 매 번 장에 가는 건 아니다.
오늘은 토마토모종을 사러 장에 다녀왔다. 늘 느끼는 거지만, 사람구경은 시장이 최고인 것 같다.
충동구매의 여왕인지라, 옥이에게 "나 좀 말려줘"라고 일치감치 부탁을 하고 시장에 들어섰다.

토마토의 종류가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 한 개에 3천원 하는 짭짤이 토마토 5개, 빨간색 노란색 방울토마토 각 각 5개, 일반 토마토 모종 5개를 구입했는데, 모종값만 삼만 원이다. 생각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샤피니아 화분과 키 작은 해바라기 2개, 고구마 모종까지 구입했더니 자동차 트렁크가 빵빵해졌다.
시장에 들어서려다 멈춤! 오늘은 충동구매 없이 착하게 마무리를 했다.

"언니, 100% 모밀국수 하는 집이 있어요."
시장 구경도 했으니, 우린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옥이가 소개한 집은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 시간에, 식당 안은 사람들이 테이블마다 가득 차 있었다. 들어 서는 초입에 한창 집을 짓고 있는 제비집도 보이고, 임영웅 팬클럽 회장인 사장님의 열정이 식당 곳곳에 배어 있었다.
입구부터 참 독특한 집이다. 
 

 

 


메밀반죽으로 밀어 만든 만두피에 꿩고기를 넣은 '꿩만두'가 미리 나왔는데, 만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반이나 뚝딱 해치웠다. 아침도 평소처럼 먹었는데 왠일이지? 만두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더 먹을 수도 있으나 메밀국수를 먹어야 하니, 참아야지.
 

 
이어서 나온 메밀국수. "아주 맛 있지는 않아요." 옥이가 먼저 말을 꺼낸다. 여늬 식당처럼 설탕도, 조미료 맛도 강하지 않으니, 첫 입맛은 썩 '맛있다'라는 느낌이 없다. 자연스럽고 담백한 맛이다. 100% 메밀만 사용한다라고 식당 간판에 쓰여있더니 신뢰가 가는 맛이다.
 

 
 
짜지도, 달지도 않은 순수한 맛이, 나이가 들수록 더 좋아진다.
따로 나온 육수를 부어서 먹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설탕, 식초, 겨자소스를 곁들이면 되고..... 옥이는 설탕을 가미했으나, 나는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긴다. 옥이는 양이 많다고 덜었지만, 나는 한 그릇 싹 다 비웠다. 
 

 
 
메밀가루에 메밀껍질을 섞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100%의 메밀가루는 흰색이라고 한다. 사람이 많은 이유가, 믿고 먹는 식재료와 소비자의 신뢰라면, 조미료의 감칠맛이 없더라도 단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입에서 단 것보다 건강한 맛이 더 좋으니......
 

 

"꿩만두 2인분 포장이요."
주문을 하면서 "꿩고기가 많이 들어가나요?" 물으니, "많이는 넣지 못하지만 집에서 기른 꿩고기를 넣습니다"라고 한다. "아, 예." 계면쩍게 대답을 하고 나오는데, 꽃을 좋아하는 주인의 정원에는 사장님을 닮은 난초가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