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잘 지내니?

요술공주 셀리 2023. 5. 23. 08:11

딱 딱 딱 따르륵 따르륵 ~
날마다 들리던 소리가 어느 날부터 들리지 않는다. 
창고로 달려갔다.
쏴~하다.
의자에 올라가 새둥지를 확인하는데, 없다!
언제지?
세 마리의 새가 날아가버렸다.

"잘 지내지?"
독립한 지 1년이 된 작은 아들과 통화를 했다.
날마다 한 집에서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던 아들이다.
두 아들과 함께 네 식구가 한 집에 살았는데, 큰 아들이 결혼을 하면서 세 집으로 나뉘어 살고 있다.

세상사, 시간이 지나면 변화가 있기 마련. 그런데, 꼬물꼬물 주둥이를 벌리고 어미새를 기다리던 아기새가 날아간 빈 둥지가 참 묘하다.
창고에 갈 때마다 조심, 또 조심.
발뒤꿈치를 들고 까치발을 하고 다니던 엊그제가 생각난다. 그저 그런 생각이 날 뿐, 별 다른 감정이 없는데도 빈 둥지를 바라보면 딱 딱 딱 ~ 어미새의 소리도 함께 생각이 난다.
어디로 날아갔을까?
잘 지내겠지?

아침에 어미새를 닮은 새 두 마리가 아치 위에 앉아 있다.
아기새일리 없겠으나, 반가워 문을 열었다.
안녕? 인사도 받지 않고 푸드덕 날아가 버린다.
혹시 너희들? 아니겠지......

비 개인 하늘 아래로 쏟아지는 햇빛이, 눈이 부시다.
얘들아, 잘 지내지?
잘 지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