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랑

한 끼(전종호)

요술공주 셀리 2023. 6. 17. 10:41

한 끼를 먹고

여러 끼를 굶어야 하는

누군가가 여전히 있고

 

한 끼를 벌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하는 투명 인간들이 있고

 

누군가의 한 끼를 위하여

제 끼니를 미뤄야 하는

누군가가 있고

 

누군가의 한 끼가

또 다른 누군가의

소박한 한 끼 밥상이 될 수 있다

 

매일매일 별생각 없이 먹는

밥 한 끼의

버겁고 무겁고 치열한 진실은

 

알고 먹는 이에게는 감사가 되고

차리는 손은 분주한 보람이 되며

비로소 세계는 순환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