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글쓰기
꽃비가 내려와
요술공주 셀리
2023. 6. 21. 15:03
토닥토닥 비 오는 소리에 잠이 들었다.
투둑투둑 비 오는 소리로 깨어난 아침, 여전히 싱그러운 6월이다.
지천에 핀 초록은 왜 날마다 보는데도 또 보고 싶어 지는지, 오늘은 또닥또닥 꽃비가 내린다.



자작자작 비가 잠시 주춤거릴 때, 커피 한잔을 들고 꽃밭을 둘러본다.
밤새 내린 비로 접시꽃이 쨍하고 피어났다. 붉은 자태를 뽐내는 접시꽃 아래, 나도 붉은 꽃. 천일홍도 새로 산 마젠타 루주를 바르고 새초롬 도톰한 입술을 내밀었다.
도대체 비는 밤새 잠도 안 자고, 미라클! 이 아이들을 깨우고 있었던 게다.


그런데, 이를 어찌할꼬? 안개꽃과 수레국화가 쓰러져있다.
투닥거리는 빗소리에 힘이 겨웠는지 제 몸을 가누지 못하니, 꽃병에 담아 두고 꽃멍을 해야겠다.

아이고, 키가 쑥 자란 톱풀도 장대비에 누워버렸네!
어쩔 수 없이 톱풀도 꽃병에 담아, 망초꽃과 함께 새로운 풍경을 들여놓았다.
초로롱 초로롱 내리는 비. 6월엔, 꽃비가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