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그림
특별한 일상
요술공주 셀리
2023. 8. 23. 09:52
커피 한 잔을 들고 아침 시간을 즐긴다. 하루 중 가장 한가한 시간이다. 창마다 가득한 초록을 바라보다가 "오늘은 뭘 할까?" 생각을 해본다. 아, 비트 커튼! 생각이 미치자 바로 특수물감과 신문지를 챙겨 데크로 이동. 망설일 틈도 없이 주황, 분홍, 보라색 염료를 타서 천을 담근다.


작년에 만든 비트염색은 강렬한 짙은 자주색 비트수액에 비해 너무 연약한 결과를 보여줬었다. 비트천연염색 결과는 연분홍에도 못 미치는 색상이어서 실망을 안겨주었기에 오늘 수정 작업을 시도한다.

비트로 기본 염색을 한 커튼에 특수염료로 화면을 만들어 주었다면 이제, 그림을 그릴 차례. 여전히 소재는 꽃. 도라지꽃이다. 손수건 12장을 이어 만든 커튼(화면)은 가로 120cm, 세로 178cm의 크기다. 같은 크기의 커튼이 한 장 더 있다. 당연히 물감의 양도 많아지는데, 화학염료인 물감의 냄새가 지독하다. 야외인데도 강렬하게 후각을 자극한다. 도라지꽃을 의인화하면서, 전체적으로 꽃을 배치하고, 뿌리기와 락스그림을 추가한다.


늦은 오후, 주룩주룩 천둥을 동반한 소나기가 온다. 바닥에 펼쳐놓은 커튼 위에 비가 들이쳐서 더 이상 작업이 곤란한 상황. 손수건 24장을 하루에 완성하기는 무리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를 한다. 아직은 미완성. 신나는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