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공사 (전종호)
어쩌다, 눌노리 52
드디어 땅을 팠다. 집은 이제 말하기와 그리기의 시간을 지나 짓기의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10월 초부터 예정되었던 기초공사가 토목공사 지연으로 연기되고 계속적으로 연기되다가 드디어 땅을 파게 된 것이다. 포클레인이 집의 바닥 경계를 밖으로 1미터 정도 넓게 파는 모습을 지켜보니 이제 공사가 시작되는구나 하는 실감과 함께 안도감이 든다.
기초공사는 부지를 정리하고 규준 틀을 설치한 다음 경계를 중심으로 터 파기를 한다. 파낸 터에 한쪽 거푸집을 설치한 다음에 안에 철골을 박은 다음 바깥쪽 거푸집을 완성하여 철골과 거푸집을 철사로 묶어 고정시킨다. 그런 다음에 이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타설 하여 건물 하체 부분의 기초벽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다른 회사가 짓는 위집 2채와 우리 집 포함 2채를 짓는 우리 팀의 작업 방식이 약간 다르다. 우리 토목 팀장에게 물으니 위집 2채와 아랫집 2채는 설계도에 기초하는 방식이 각각 다른데, 윗집은 줄 매트 방식, 우리는 줄 기초 방식이란다. 아니 기초면 똑같은 기초지 왜 달라요 물어보니 뭐 비슷한데 좀 다르다는 것이다. 설명을 하는데 뭔 소린지 잘 알아들을 수 없다.
모르면 전문가에게 물어봐야지 별 수없지. 찾아보니 이렇다(조재휘, 전원 속의 내 집).
"기초공사는 건축공사의 시작 단계로 구조물의 하중을 안전하게 분산시킬 수 있도록 터 파기 후 기초판을 세우는 과정이다. 기초공사는 지반을 먼저 살펴본 후 기초구조계산과 설계를 통해 공사방식을 선택하게 되는데 , 여기서 핵심은 동결심도를 정확히 계산해 지하동 결선 아래로 지하의 깊이를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동결심도 :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부풀어 올랐다 내려앉았다 하는 현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정도)."
"기초공사는 얕은 기초와 깊은 기초가 있는데, 주택의 경우 얕은 기초에 해당한다. 얕은 기초는 구조물의 무게가 비교적 작고 지반의 지지력이 양호해 기초판이 직접 구조물의 무게를 지반에 전달하는 방식이다(우리의 경우 지반 평판 검사에서 안전 판정을 받았다)."
"얕은 기초는 줄 기초와 매트기초가 있다. 줄 기초는 연속 기초라고도 하며 좁고 길게 줄이나 띠 모양으로 연속해서 땅을 파고 잡석으로 다짐한 후 기초판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기초판 위에 기초 벽 타설 슬래브 시공을 진행하며, 단계마다 거푸집을 설치 및 해제하고 철근배근과 콘크리트 타설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많이 든다. 대신 매트기초보다 땅 속 깊이 기초판을 타설 할 수 있어 지하 동결선을 지키는데 유리한 장점이 있다. 반면 매트 기초는 온통기초라고도 하며 기초판만으로 건물 바닥 전체를 지지하게 하는 구조방식이다. 기초 벽에만 콘크리트를 타설 하는 줄기초와 달리 건축물 바닥면 전체에 콘크리트를 타설 한다. 공사기간이 짧고 초기 비용이 낮고, 지반이 불균등하게 침하하는 현상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도 뭔 소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양쪽 건축업자의 건축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차이점을 알아가기로 한다. 위쪽 두 집이 4일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구조물의 차이와 일의 진행과정을 잘 비교할 수 있다. 전공을 건축학으로 바꿔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