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계 : 창호공사 2(전종호)
어쩌다, 눌노리 76
건축주에게 창호 문제는 미적 상징성도 상징성이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이다. 돈이 엄청 들기 때문이다. 처음 건축시공업자에게서 받은 견적서에서 창호(알루미늄 프레임)공사 비용은 무려 건축비의 1/5 수준이었다. 까무라칠 뻔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뭐가 그리 비싸냐?
창호 값은 우선 프레임을 알루미늄으로 하느냐 pvc로 하느냐에 따라 값이 2~3배 차이가 난다. 다음으로 유리도 가격에 엄청 영향을 주는데, 두께, 겹, 색깔, 가스 주입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유리 두께도 참 가지가지. 15, 24, 39, 43, 54mm... 또 규격품이냐 제작 제품이냐, 그냥 일반 유리냐, 2 중창이냐, 3 중창이냐, 진공이냐, 아르곤 가스를 주입하냐 마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또 제품이 그냥 동네 섀시냐, 엘지나 kcc, 이건 창호 등 대기업 것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건창호가 제일 비싸다고 한다. 유리창틀의 챔버가 몇 개냐에 따라서, 그리고 일반 창호냐, 시스템 창호냐, 국내식이냐, 외국식이냐, 외국식이라도 미국식이냐 독일식이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결국 이 다름에 따라 창호의 기능도, 가격도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스템 창호는 특수 하드웨어를 장착한 독특한 개폐방식이 특징이며, 단열성, 기밀성, 수밀성, 방음성 등이 우수한 창호로 미국식과 독일식이 있다. 미국식 시스템 창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중 유리의 시스템 창호로 2장의 유리 사이에 아르곤 가스나 진공상태로 만들어져 있다. 일반 유리에 비해 단열성능이 2배 정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독일식 시스템 창호는 기밀과 단열 성능을 위해 기본적으로 삼중 유리 이상을 적용하고 3장의 유리 사이에 아르곤 가스를 주입해 단열 값을 높인 것이 특징이며, 미국식에 비해 개폐 방식이 다양하고 밀착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단열성능을 강화하거나 큰 창처럼 열 손실이 많은 부위에는 독일식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추세라고 한다. 독일식 시스템 창호의 개폐방식으로는 L/S창(lift & sliding) T/T창(tilt & turn) T/S창(tilt & sliding) T/O(tilt/only), 양개형등이 있다.
이런 기능의 다름이 제작, 설치비의 차이를 가져오지만, 이후 집의 난방비를 결정한다. 왜냐하면 집의 따뜻함을 결정하는 것은 단열재뿐만 아니라 창호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창으로 손실되는 열은 고스란히 난방비 지출로 오기 때문에 열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창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문제는 바로 고성능 창호가 기절초풍할 정도로 매우 매우 비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구조가 집의 표준이 되고 있다. 아파트 표준 설계의 내부 구조대로, 아파트의 창호 배치대로 집을 지으면 가장 경제적이고 짓는 방식도 수월하다. 이게 건축시공사의 일반적인 시공 방법이다. 그러나 시골에 개인 주택을 지으면서 아파트 표준대로 집을 지으면 장소만 시골로 옮긴 아파트지 그걸 건축주의 성향과 필요가 깃든 맞춤형 주택이라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주의 성향과 개인적 필요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돈이 결국 문제 중의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