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단계 : 단열공사 2(전종호)
어쩌다, 눌노리 83
단열은 개인에게는 불필요한 가계의 낭비를 예방하는 것이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에너지 문제이고, 환경문제이며 기후문제이기도 하다. 에너지 소비는 자연적으로 탄소발생을 증대시켜 결국은 기후재앙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단열의 기준을 점점 강화하게 되고, 집 짓는 사람은 단열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건축경비를 더 부담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단열기준이 매우 까다로워서 지역에 따라서, 건물에 따라서, 건물의 각 위치에 따라서 다르다. 보통 단열기준이라는 것이 열관류율이라는 것으로 표기되는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냐, 개인주택이냐, 거실이냐 최상이냐, 최하층이냐, 그것도 외기에 직접 접촉하는 것이냐 간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이냐에 따라 다르다. 자세한 것은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설계기준>이라는 법령에 나와 있다.
또한 단열기준은 지역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데, 우리나라 전역을 중부 1, 중부 2, 남부, 제주지역 4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고, 대부분의 강원도 지역과 파주, 연천, 포천, 가평 등 경기 북부지역은 가장 강한 기준이 적용되는 중부 1 지역에 속해 있다. 한마디로 추운 지역에서 집을 지으려면 따뜻한 지방보다 돈이 더 든다는 말이다.
쉽게 현장에서는 R값으로 단열재 등급을 구분한다. R값은 열저항값을 뜻하는데, 열전도를 방해하는 수치를 나타낸다. 숫자가 클수록 단열성능이 뛰어나다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지역의 경우 외벽 R19, 내벽 R11, 지붕 R30 정도가 시행되는데, 우리 집은 외벽 R23, 2*6 내벽 R19, 2*4 내벽 R11, 지붕 R37을 기준으로 시공하였다. 숫자의 크기는 유리섬유의 두께를 의미하기도 하므로, 다른 지역보다 더 두꺼운 재료를 사용했다는 뜻이고 단열에 더 많은 돈을 들였다는 의미이다. 외벽에는 스카이텍을 둘러 단열 방수효과를 높였다. 스카이텍은 일종의 고어텍스 같은 걸로 단열, 방수, 방습을 위한 특수자재다. 단열작업에 3일이 걸렸다.
최근에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끌어 쓰는 지금까지의 액티브(active)한 방식과는 달리, 첨단 단열공법을 활용하여 내부에서 생긴 열을 바깥으로 빼앗기지 않도록 설계된 에너지 절약 건물로 1) 결로로 인한 곰팡이 방지 2) 쾌적한 실내공기 3) 획기적인 냉난방비 감소 등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엄청난 초기비용. 또 패시브하우스협회에서 인증받아야 하는 절차상의 까다로움도 있다. 돈이 넉넉하여 패시브하우스로 건물을 짓고 또 협회에서 인증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런 인증절차보다도 자기 수준에 맞게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적정한(optimal) 수준을 찾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