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 찐빵 축제
강원도를 제집 드나들듯이 할 때에도, 내려와 터를 잡고 살면서도 '안흥 찐빵 축제'는 처음이다. 오늘(13일)부터 일요일(15일)까지 열리는 축제는 이 번이 벌써 15회째라고 한다.
이웃과 함께 안흥으로 향했다. 70~80 여사님들이 2대의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소풍 가는 어린이들처럼 들떠 있는 모습들이다. 장날에 몇 번 와 본 한적한 이곳이 이렇게 컸었나 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 제대로 즐겨보기로 한다.
이름도 예쁜 '모락모락 마을'과 면사무소 옆 도로에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부스별로 나래비 서 있다.
통돼지 바비큐와 튀김집, 구이집, 갖가지 전집과 주전부리 등 부스를 지날 때마다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오늘은 찐빵이 주인공. 무료 시식 코너에서 우리 일행도 컵 하나에 찐빵 한 개씩을 받아왔다. 한쪽에선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우아하게 우쿨렐레 공연을 펼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흥겨운 품바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주인공, 축제에선 역시 쿵작~ 쿵작~ 트롯이 한몫을 한다.
볼거리, 먹거리가 우리의 발목을 잡으나, 우리의 목적은 2시 30분에 시작하는 '걷기 대회'체험이다.
안흥 주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오늘 걷기 대회는 왕복 5km를 걷는 코스. 몸풀기 운동을 시작으로 50~60명 정도의 인원이 출발을 했다. '송한리'라는 마을 외곽, 산길을 걷는 코스다.
어느새 접어든 산모퉁이에서, 고운 단풍과 들국화가 우리를 맞이한다. 안흥 찐빵 축제를 즐기러 나왔는데 단풍의 향연, 가을 축제를 온몸으로 즐기게 되었다. '일거양득'이다. 운동도 하고 가을도 만끽하고 사람구경도 했으니 기분 좋은 피곤함이 밀려온다. 만보 이상을 걸었더니 시장기가 돈다. 아, 찐빵이 있었지? 무료체험한 찐빵 한 입 베어 물으니 쫀득쫀득, 입안 가득 퍼지는 달달함.
안흥찐빵만의 풍미가 터진다
하루의 피곤이 사르르 녹는다.
강원도의 유명가수 정명섭공연이 6시에 시작한다고 하나, 우린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음악소리와 맛있는 냄새, 눈이 즐거운 축제의 거리를 빠져나오니 낯익은 일상이다. 짧은 가을 햇살이 귀가를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