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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요술공주 셀리 2023. 12. 5. 14:45

한국에서 하고 싶은 걸 중국에서 하고 있다. 미장원에도 가고 평소 먹고 싶었던 것도, 사고 싶던 것도 하고 있으니 참 멀리서 해결하고 있다. 오늘은 산골짝 할미가 눈이 휘둥그레할 백화점에 갔다. 베트남 쌀국수를 '환위청'에 가서 먹었다.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백화점이라고 한다. 인테리어도 세련되었고, 넓고 화려하다. 입점한 브랜드도 글로벌하다. 한국처럼, 지하엔 음식점과 슈퍼마켓 등이 있다. 다국적 물건 사이에 한국 과자와 김치도 눈에 띈다.

 



쌀국수를 시킨 동생이 "앗, 고수를 빼달라고 안 했네. 언니 어떡하지?" 걱정을 한다. "걱정 말거라, 동생아. 고수쯤 거뜬히 먹는 난, 먹방의 고수란다." 진한 육수와 부드러운 면발이 잘 어우러진 맛. 여기도 맛집이다. 동생 부부가 추천하는 식당은 일단 대만족이다.

 

 

 


한국의 백화점이 높다면, 여긴 길고 넓다. 커피를 들고 강이 보이는 야자수 아래에서 오후 시간을 늘어지게 즐긴다.

 

 



한국의 화장실이 깨끗하기로 1등이라면 여기 또한 '나도 그렇다'라고 손 들고 나올만하다. 공공장소뿐 아니라 상점, 카페의 화장실도 깨끗. 거리와 강가의 산책로에도 그 흔한 담배꽁초 하나 보이지 않는다. 도로도 청결, 공원도 깨끗하다. 버리지 않는 민도도 높지만, 관리하는 사람이 배치되어 있다. 주해가 유난히 청결한 건가? 중국에 대한 편견이 여기 와서 달라지고 있다.

 

 
 



강을 끼고 위치한 동생네 아파트는 구조와 조경, 공원, 아파트의 상가, 강아지와 산책하고 공놀이하는 아이들의 모습까지 한국의 판박이다. 음식뿐만 아니라 차 한잔도 배달하는 '배달의 민족'도 똑 닮았고, 택배문화도 발달되어 있다. 아파트에 인접한 크고 작은 쇼핑 몰과 백화점, 크고 작은 가게와 은행, 부동산도 눈에 띈다. 단지 내에 수영장과 야자수, 아열대 꽃이 있어 아, 여기가 외국이구나를 실감할 뿐. 동생과 우리말로 왕수다를 떨고 김치찌개를 먹고 있으니 여기도 친근한 우리 동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