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이 강호동 식당
며칠 전 백화점 '화파상두'에 갔을 때, "언니, 저기가 강호동 식당이야."라고 동생이 말했었다. 그땐 별 관심 없이 지나쳤는데 오늘 보니, 2층에 위치한 식당엔 한글로 '강호동 백정'이라 쓰여 있고 메뉴 또한 한글로 쓰여있었다. 동생은 아들네와 함께 고기를 먹으러 갔었다고 하는데, 우리도 오늘 이 식당을 찾게 되었다.



호동아저씨 식당 '강호동 백정' 식당 안은 한국의 고깃집처럼 불판이 놓일 구멍과 연기를 빨아들이는 연통이 갖춰져 있어 한국 식당의 정취가 확 풍겼다. 메뉴도 한글과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다. 우린 돌솥비빔밥을 주문했다. 식당 안팎을 사진 찍는 동안,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울퉁불퉁 양은그릇에 콩나물 무침과 양상추 샐러드가 담겨 있다. 그런데, 무생채는 짭조름하고 호박은 좀 달았다. 김치와 나머지 반찬은 먹을만했다. 미역국은 마냥 한국의 맛 그대로. 이어서 나온 '돌솥 비빔밥'엔 표고버섯, 호박나물, 당근볶음, 콩나물 등 한국과 비슷한 재료가 들어있었고 돌솥 밑에서 지글지글 끓는 소리와 비주얼이 제법 먹음직스럽다. 무생채와 고추장 무침 콩나물을 더 넣고 비벼주니, 고소한 맛과 고추장 맛이 감도는 칼칼한 맛이 듬뿍이다. 오랜만에 고향의 맛을 느꼈다. 두 사람이 먹어도 충분할 양. 그래서 한 그릇은 포장해 왔다.

저녁과 주말엔 발 디딜 틈이 없고,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아야 먹을 수 있다니, 중국에서 k - food의 위상을 실감했다. 퇴근한 제부에게 한국식당이 많으냐 물으니, 주로 고깃집인데 '구워 먹는 한국의 문화가 중국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 같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주해에도 한국식당이 제법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