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랑

빈 산(허형만)

요술공주 셀리 2024. 1. 12. 17:26

새 한 마리 날지 않아도
바람의 머리칼 선명하다
 
흰 구름이 산허리를 살며시 
감싸 안은 게 퍽 조심스러워 보인다
 
알몸의 나무들도 아주 미세하게
가냘픈 숨결로 온몸을 떤다
 
겨울 산은 떨림으로 가득하다
떨림이 있어 우주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