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그림
꽃들에게 희망을
요술공주 셀리
2024. 1. 15. 16:26
이 마음이 오래가야 할 텐데, 이따 저녁때라도 마음이 바뀌면 어쩌나?
창고에서 일 년, 거실에 꺼내놓은지 일주일 된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다. 한동안 머릿속에 들어 있던 영상이라서 별 망설임 없이 그렸는데, 언제 다시 마음이 바뀔지 모르겠다. 늘 완성할 당시에만 마음에 들고, 볼 때마다 다시 그리고 싶은 충동이 생기곤 한다. 오늘 그림도 작년 겨울에 그린 장미꽃 그림 위에 다시 그린 작품이다.
손수건에 그리던 꽃들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겼지만, 천에 그릴 때와 또 다르다. 물에 타서 그리지만 물감도 다르고, 느낌 또한 많이 다르다. 손수건엔 천에 스며드는 물기가 묘한 매력이 있다. 번지는 효과와 투명한 표현은 마치 수채화 같아서 뿌리기를 곁들이면 우연한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반면, 아크릴 물감은 점성이 강한 대신 솔직 담백한 맛이 더 느껴진다. 우연의 효과보다는 섬세한 실력을 더 원하는 것 같아 어려움을 느낀다.
작은 그림으로 그린 캔버스 4개를 붙여 완성하려고 한다. 그런데, 늘 앞서가는 기대. 그 기대가 문제다. 머리에 담긴 영감을 꺼내어 손으로 그리기가 마음 같지 않다. 달리기 할 때와 같다. 머리로는 빨리 달려가는데, 다리가 빨리 움직이지 않는 그 꿈처럼, 앞서가는 기대와 뒤쳐지는 붓질. 오늘도 그래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