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그림

Violet flower

요술공주 셀리 2024. 1. 23. 09:59

그냥 궁금해서, 야생화의 영어이름을 찾아보았다.
달맞이꽃은 직역한 그대로 moon flower, 제비꽃은 보라색이라서 violet flower란다. 구절초꽃은 그냥 발음 그대로 gujeolcho flower. 꽃이 매의 발톱을 닮았다는 매발톱꽃은 hawk(매), saw(톱, 톱질하다)의 합성어로 hawk saw flower라고 한다. 들으면 쉽게 영상이 떠오른다. 재미있는 발상의 이름들이다.

어쩌다 시작한 꽃그림.
구절초를 시작으로 달맞이꽃과 섬색시꽃에 이어, 제비꽃을 그리게 되었다.
드디어, 계획한 4장의 그림을 완성했다. 4장의 그림을 합체하면 또 다른 40호의 그림이 된다. 10호 캔버스 한 장이 각각의 그림이 되는 재미난 연출이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모두 우리나라의 야생화다. 그리고 다 우리 집 정원에 들인 꽃들이다.
 



제비꽃은 이른 봄 일찍 피는 꽃이다. 제비가 돌아올 때 피는 꽃이라서일까? 복수초나 매화만큼 부지런한 꽃으로 밭 가장자리 바위 밑에 어느 날 뿅~ 하고 나타나서 나를 설레게 하는 녀석이다. 성질 급한 제비꽃을 보고 "봄이다."하고 서두르다가 감기에 걸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산책을 하다가 흰색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년 봄의 일이다. 이름모를 꽃인데 그녀는 너무나 예뻤다. 제비꽃이라고 했다. 보라색만 있는 줄 알았던 제비꽃은 알고보니 흰색 뿐 아니라 노랑색 등 생각보다 훨씬 다양했다. 종류도 많아서 흰제비꽃, 노랑제비꽃, 콩제비꽃, 흰털제비꽃, 남산제비꽃 등 30여 종이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구나." 지천에 피어있는 제비꽃의 모양과 색상이 조금씩 다 다르고 비슷해서 "어? 제비꽃 같이 생겼네." 했었는데......
 '순진한 사랑, 나를 생각해 줘'란 꽃말을 갖고 있고, 종지나물은 미국에서, 삼색제비꽃은 유럽에서 들여온 꽃이라고 한다. 흔한 꽃이지만, 앙증맞고 예쁜 꽃이다. 무엇보다 오래 피어 있고, 강해서 좋아하는 꽃이다.  
 



꽃 그림 4장을 붙여놓고 한참을 바라본다. 그림도 꽃처럼 환하다. 감히 '희망'을 생각하고 그렸으니 강하고 긍정적인 느낌이 나도록 꽃을 크고 밝게 그렸는데, 왜 자꾸만 이쁘다는 느낌이 더 많은 걸까?
아쉬움은 의욕의 원동력.
그래서 또 그린다.
다음엔 너, 매발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