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풍경

이름 없는 새

요술공주 셀리 2022. 8. 19. 09:42

"아줌마" 재래시장에 가면 부르는 이름이다.
"어머니" 치과에서는 이렇게 부른다
"사모님" 부동산에서는 가끔 사모님 소리를 듣는다.
그 어떤 호칭도 낯선 이름들.
오랜 시간, 교직에 있었던 사람에게는 직장 밖에서 불려지는 이러한 호칭이 어색하기만 하다.

화장을 하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어야 외출을 할 수 있었던 때도 있다.
그런데 강원도에 내려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일할 때 입는 편한 티셔츠와 편한 바지를 구입한 것.
학교에 다닐 때는 집에서 입는 옷보다 외출복이 풍족했다면, 지금은 옷장의 외출복이 버리기엔 아깝고 입기엔 애매한 '부담'이 되었다.

"아줌마" 이렇게 부르면 돌아보지 않던 사람이 "저요?" 하고 습관처럼 대답한다.

화장을 안 한 지 오래다. "미장원에 언제 갔더라?" 어느새 단발머리가 훌쩍 넘은 머리는 여름엔 고무줄로 질끈 묶는다. 일할 때 흘러내리지 않고 시원해서 좋다.

'엉덩이 의자'에 앉아 풀을 뽑다가 남편이 부르면, 의자를 매단 채 뒤뚱뒤뚱 걸어가는 시골 할머니.

조그만 새야. "네 이름이 뭐니?"
"나는 자연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