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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잠깐 마실 왔다 가는 거라고
말하는 그대,
답답하여 하 가슴 답답하여
실바람 되어 가다가
쏘낙비나 만나고 싶다는 그대,
그래 또 너는 언덕 위에 서 있는
한 그루 푸른 소나무나 되고 싶다는 거냐.
그래 또 너는 네 시골집 뒤울안
감나무 너른 감잎새에 뜨는
별빛이나 되고 싶다는 거냐.
세상길 그 많은 길 다 두고
무서워 가는 길 잃어버려 가지 못하겠노라
말하는 사람아.
하늘 위에 밤이 되어 다 저녁때
흐려진 구름 같은 사람아.
나태주 시집 '누님의 가을(197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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