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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늦잠을 잤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꿈을 꿨는데, 현실이길 바라다 깼다. 늦은 아침을 먹고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리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이마트 갈 건데 같이 갈래요?" 윗 집 언니의 권유에 총알 같이 튀어 나갔다. 이마트도 우린 단체. 옥이네까지 합류해서 오늘은 원주 투어다.
참, 얼마만의 대형 마트란 말인가? 사야 할 품목을 메모해 갔지만, 견물생심이다. 맘에 드는 건 죄 바구니에 담았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다가 손주 준다고 크리스마스 장신구도 사고, 내 간식거리도 샀으니 마음이 더 푸짐하다.

"언니, 배 고파요." 했더니
"실업자도 배는 공무원인데 당연하지. 금강산도 식후경이지." 처음 듣는 유머에 푸하하 웃음이 터졌다. 우린, 재래시장의 순대골목에서 가성비 갑인 순댓국을 먹었다. 동네보다 싼 가격인데, 맛은 더 푸짐하고 깊다. 공산품은 마트에서, 과일과 채소는 시장에서 알뜰한 쇼핑을 했으니, 우등생처럼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재래시장은 백내장 수술로 안과에 다닐 때, 참새 방앗간처럼 다니던 낯익은 골목이다. 만두가게와 정육점, 돼지족발, 생선을 사던 곳이다. 와우, 이젠 원주도 접수, 발이 더 넓어졌으니 통도 더 커졌을까 하며 우린 엄마 따라 나온 어린애처럼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난로를 옮겼는데, "실링팬 하나 설치하세요. 여름엔 더 시원하고 겨울엔 더 따뜻하답니다" 라고 '화끈이'사장님이 권유한 말이 생각나 우린 조명등 가게에도 들렀다. 실링팬도 보고 화려하고 예쁜 조명등도 만지락 거리다가 결국, 식탁등 한 개를 구매하고 돌아왔다.
쇼핑하고, 밥 먹고, 커피만 안 마셨지 자동차 안에서 왕수다도 펼쳤으니 하루가 후딱 지나갔다. 그것도 아주 알차고 실속 있었으니 한겨울의 나들이도 대 성공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