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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사랑

가파른 저녁(윤정구)

요술공주 셀리 2025. 2. 27. 16:51

비가 와야 하는데
가물이 한참 가려나
노을이 붉다

귀가 떨어진 채로
수천년을 졸고 있는
스핑크스 너머로

해 지기 전
새끼들 밥부터 먹여야 한다는

청나일강 넘치기 전
집부터 고쳐야 한다고

제 지구를 굴리고 가는
쇠똥구리의 저녁이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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