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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바쁘다.
잡초제거에 3배 식초가 효과가 있다 해서 식초와 물, 소금과 주방세제를 넣고 쉐킷 쉐킷. 이 용액을 분무기에 넣고 잡초더미에 치직 치지직~ 뿌려주었다. 글쎄다, 처음 하는 일이니 과연 풀들이 어떻게 될지......
우체국에 들러 지인에게 감자 1박스를 보내고 보건소에서 소독약을 타왔다. 동생이 칼국수가 당긴다고 해서 동생부부와 함께 점심은 칼국수를 먹었다. 오전 볼 일을 다 마치고 '이고농산'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30분. 사장님을 따라 블루베리 밭에서 직접 열매를 따서 시식을 했다. 짙은 보라색 열매를 따서 많이 먹으라고 했는데, 어쩐지 실례가 되는 것 같아 두어 개만 따서 먹었다. 씻기 위해 물을 찾았더니, 농약을 주지 않아 그냥 먹어도 된다고......


"미리 따 놓았으니 따라오라"라고 들어간 별채엔 왕방울 만한 블루베리가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플라스틱 용기에 가득가득 담아 준 용량은 1kg. 무농약 생블루베리가 1kg에 3만 원이라고 했다. 동생과 난 각각 2kg씩 샀는데, 농장에 직접 찾아왔으니 덤이라고 별도의 용기에 또 한 박스를 더 담아주셨다.

사장님은 "실온에서 이틀 정도 지나면 당도가 더 높아진다"는 팁을 주셨다. 유난히 알이 굵고 빛깔이 진한 생 블루베리다. 동생이 주로 생활하는 아열대지방인 '주해'에서도 블루베리는 귀한 몸이라고 했다. 동생은 손녀 준다고, 나도 손주 준다고 농장까지 직접 가서 구매한 블루베리. 안토시안이 풍부한 블루베리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 푸드라고. 심혈관에도 좋고 소화, 피부, 혈당조절, 항암효과 등 효능도 많은 블루베리는 하루에 20알 정도 먹으면 좋다고 했다. 손주도, 나도 열심히 잘 먹어야겠다.

우린 귀가하면서 마트에 들렀다. 저녁 찬 거리와 119에 사례할 수박을 구매했다. 부모님이 서 너 번 119 구급차를 이용했고 그 시간대가 늘 새벽이어서 고맙고 죄송해서다. 그런데 "고맙다"고 수박을 건넸으나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마음만 받겠다고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으니, 잔잔한 감동이 몰려왔다.
집에 도착하니 바람결에 식초 냄새가 진동을 했다. "아, 풀들이 궁금하다" 하며 세배 식초를 뿌린 잡초더미에 갔더니 무성했던 풀숲이 휑했다. 대~박! 식초가 제초에 효과가 있다니......


세 배 식초의 강렬함이 느껴졌다. 어쩐지 식초를 뿌리고 나서 난 어지럽고, 약간 메스꺼운 데다 입술 안이 부르텄었다. 왜 그러지 싶었는데 그게 다 식초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도 식초에게 된통 당했지만, 말라비틀어진 풀들을 바라보기가 어쩐지 싫다. 아무래도 풀은 그냥 호미로 뽑아야 할 것 같다. 오늘은 하나는 더하고 하나는 뺀 날이다. 블루베리는 이고 왔고, 풀들은 지게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