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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눌노리 99
집 짓는 과정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우리 현장에 오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 우리 마을 공사 현장에는 세 시공업체가 각 두 채씩 시공하고 있다. 착공 시기가 다 달라 각각 다른 공정과정을 볼 수 있고, 시공업체의 일하는 순서와 방법도 조금씩 달라 마치 건축 박람회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우리 집 보다 며칠 앞서가는 집을 구경하는 맛도 있다. 각각 시공업체의 시너지 효과도 났다. 시공업체는 달랐지만 같은 건축사에서 네 채를 설계하고 감리를 맡았고, 다른 두 건물은 다른 업체가 일을 진행한다. 창호 종류에 따라 시공순서가 달라지는 것 말고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는 판단에 시공사가 선호 방법으로 시공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떤 집은 창호를 달지 않았는데 조적과 줄눈(메지) 시공을 하고 지붕까지 마친 집이 있고, 지붕과 조적은 하지 않았지만 창호를 단 집이 있다. 마을공유건물(마을센터)은 골조와 벽체가 뒤늦게 세워지면서 날 것의 골조 나무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현장이 되었다. 뒤이어 시작된 근생 건물인 막걸리 도가 공사는 목골조 구조로 구성된 다른 건축물과 달리 글라스올 패널로 시공되는데 현재 H빔 골조까지 구축되어 있다.
현장은 마치 각각 저마다의 작품들이 있는 전시장 같다. 건축주로서 구경하는 맛이 쏠쏠해서 자주 현장에 가게 된다. 우리 집 시공과정을 봤는데 다시 보게 되고, 우리 집보다 앞서가는 다른 집의 시공 모습을 먼저 보게 되면서 집 짓는 과정을 겹겹이 보게 된다. 공사과정의 다른 점을 각 현장소장에게 물어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틈틈이 물을 때마다 답해주신 두 현장소장님과 두 분 건축사님께 감사드린다. 저절로 건축과정을 익히게 되는 건축실습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