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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노리 산책/속초 3(전종호)

요술공주 셀리 2023. 10. 31. 10:06

속초를 떠나며 생각해 보니 속초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산양을 지키기 위해 사시사철, 불철주야, 노심초사하고 있는 오색 케이블카 반대투쟁의 선봉, 의인 박그림선생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시를 보니 이성선시인도 산양의 비극적 운명을 일찌기 예감하고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산양/이성선

높은 산 석각石角에 숨어 나무 끝순만 먹고 산다

구름도 찾지 못하는 곳 바람도 찾지 못하는 곳

밤에는 벼랑끝에 매달려

하늘에 몸을 맡기고 잔다 별밭을 침대로

별로 뜬다 우주가 집이다

맹수들이 쳐다보며 침을 흘리는 밤

노루 사슴으로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땅 냄새를 맡으며

굴뚝 총신을 하늘로 겨누고 품어대는

그가 설 땅은 이제 남지 않았다

꽃 밟고 물 밟고 숨어 한산寒山과 산다

솔방울만 잘랑잘랑 소리 울리는 산정山頂

 

조정 시인의 '오늘의 배움'을 아래에 인용한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누리는 여유를 갖자. 풍광 보겠다고 데크 깔거나 케이블카 만드는 일 하지 말고,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고 못 가겠으면 내려오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상단부 구조물 크기가 상암 경기장의 3분의1이다.

그렇게까지 산을 훼손하며 거기 올라가겠다는 인간의 욕망 과잉이 지구환경의 오늘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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