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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쌓인 눈이 녹기도 전에 눈이 또 쌓였다.
"또 눈이 오네. 그만 와야 할 텐데......" 블라인드를 내리며 남편이 걱정을 했다. 우린 아침에 서울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밤 사이 내리는 눈으로 빙판길이 아니길......
아름다운 아침이다. 밤 새 내린 눈으로 설국의 아침이 빛을 발한다. 하늘하늘 눈꽃이 만발한 풍경이 차창 가득, 서울 가는 기차는 아름다운 나라 설국을 달리는 설국열차. 반짝반짝 빛나는 엘사공주님도 손주의 생일을 축하하러 마중을 나왔다. 엘사공주의 축하를 듬뿍 받는 날. 오늘은 손주의 첫 생일이다.
12시. 여의도 중식당. 식당의 방 하나를 잡아 친가, 외가 단출한 가족모임으로 돐잔치를 하는 게 요즘 트렌드란다.
오늘의 주인공 손주가, 신사복을 입고 나타났을 때 우린 와! 하고 함성을 터뜨렸다. 어쩜, 아기 신사가 이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나비넥타이를 하고 검정 구두까지 갖춘 손주의 모습이 가족에게 이렇게 큰 기쁨을 주다니...... 지난 설에는 낯가림을 하더니 그새 낯가림도 졸업하고, 잘 차려진 돐 상을 즐기는 듯하다.
한복으로 환복 한 손주가 제법 의젓하다.
신사복을 입고 사진 찍고, 한복을 입고 사진 찍고, 친가와 외가 가족들이 번갈아 가며 긴 시간 사진을 찍는데도 잘 웃고 견디어준 손자가 고맙기만 하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는 돌잡이다. 복주머니와 연필, 책과 화살, 청진기, 판사봉 등 차려놓은 그 많은 물건을 손주는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더니 청진기에 관심을 보였다. 만지작 거리던 청진기가 손주의 돌잡이.
케이크에 불을 켜고 우리 가족 모두는 첫 생일을 맞은 손주의 건강과 행운을 정성을 다해 빌어주었다.
가슴에 잔잔한 소용돌이가 인다.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살포시 손을 잡는다. 손주를 잘 키워준 아들 내외가 장하고 감사하고, 함께해 준 사돈댁과 가족의 응원도 감사하다.
"우리 다민이, 건강하고 총명하게 잘 자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손 모아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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