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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내마음의 보석상자

요술공주 셀리 2024. 7. 26. 14:54

장마 가고 난 자리에 더위가 내려꽂힌다. 푹푹 찌는 폭염 주의보!
그러나 햇볕이 약이다. 햇볕이 반가운 꽃들의 잔치. 이불 빨래를 널기 위해 밖에 나갔다가 내 보석들과 마주했다. 그리고 내 마음에도 뜨거운 사랑이 채워진다.

여름에 피는 꽃, '꽃범의 꼬리'가 기상을 했다. 봄부터 피고 지는 섬색시와 백일홍 사이에서 늦잠을 자던 연보랏빛 꽃이다. 꽃이 꼭 꼬리모양 같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범의 꼬리치곤 너무나 순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호랑이가 나타나도 무섭지 않을 것 같다.

  
 

왜 하필 '종이꽃'일끼? 손으로 만지면 바스락 소리가 날 것 같은, 도화지처럼 뻣뻣할 것 같으나 너무나 이쁘고 오래 피는 꽃. 종이꽃은 화려함 자체다. 한무더기 함께 피어있을 때 존재감이 더하는 꽃이 종이꽃이다.  

 
 

가을꽃의 대명사, 코스모스가 초복일 때부터 얼굴을 내밀었다. 덩달아 따라나온 벌개미취도 여기가 가을왕국인 줄 아나보다. 하긴, 국화꽃도 여름 내 피어 있으니, 어리바리한 이들이 내 친구들이다.

 

 

 
 

봄에 이웃끼리 서로 나눔한 꽃도 한 자리씩 차지했다. 원색의 맨드라미와 작지만 멀리서도 눈에 띄는 이름 모를 노란 꽃이 만발한 정원엔 유자와 수세미가 가을을 준비한다.

 

  
 

우리나라 허브의 대명사인 '배초향' 도 옆집 은 0 씨가 나눔 한 것. 작년보다 더 풍성한 꽃은 먹을 수 있는 허브라지만, 감히 그럴 수가 없다. 바라보기도 벅찬 수줍은 꽃이다.

 
 

몇 년 전, 엄마가 툭 던져놓고 간 무궁화가 건강하게 잘 자랐다. 화단 모퉁이에서 존재감 뿜뿜한 꽃. 꽃범의 꼬리와 벌개미취, 배초향과 보라색의 무리를 이뤄 시원하고 고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골 길가에 피는 흔한 꽃이지만, 눈 건강에 최고라는 '메리골드'는 꽃차를 만들기 위해 심었다. '금규화' 역시 꽃차를 만들어 보리라 원대한 꿈을 꾸고 심었는데, 금규화는 여전히 취침 중. 

 
 

내 집의 트레이드 마크를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심은 목수국이 드디어 만개를 했다. 야자매트 양쪽에 터널처럼 만들기 위해 작년에 15그루를 심었다. 아직은 애기지만, 내년쯤 진가를 발휘해 주겠지?

 

 
 

어휴, 뜨거워라. 한낮의 땡볕에서 감상하는 내 보석들 곁에는 늘 이들을 지키는 수문장이 있다. 사슴 모자와 팬다곰인데, 애기 팬다곰은 아직 새내기. 보무도 당당하게 꽃을 지키는 엄마 사슴 사이에서 애기 사슴과 놀고 있는 철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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