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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도미노 게임

요술공주 셀리 2025. 3. 14. 09:01

그림 그린다고 캔버스를 걸어놓고 매일을 흙바닥에서 놀고 있다. 연일 꽃씨를 파종하고 일거리를 찾아, 돌멩이를 날라 겨울에 무너진 경계석을 보수했다. 그런데 예열 없이 갑자기 사용한 근육이 놀랐는지, 무거운 돌을 나르다 또 허리가 삐끗했다. 저녁이 되니 어깨도 허리도 묵지근~~ , 그렇게 어제도 하루 종일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일찍 일어난 햇볕에 끌려 뒷짐을 지고 밖에 나갔다가, 앉은뱅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처음엔 쇠스랑이로 낙엽을 긁어내는 일을 시작했는데, 붓꽃의 긴 머리를 잘라주고, 집 공사할 때 떨어뜨린 쓰레기를 줍다가 결국, 풀 뽑기로 오전을 마무리했다.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임시 옮겼던 '스카이 로켓'을 있던 자리로 이식을 했다. 그런데 넓힌 데크 때문에 '자주달개비'가 그늘로 밀려나고 제자리에 있던 또 다른 스카이 로켓이 균형이 맞지 않았다. 두 그루의 스카이 로켓을 파내 옮겨주고 '자주달개비'까지 앞쪽으로 옮겼더니 우와 땀범벅, 갈증 최대치다.




나무와 달개비를 옮겼을 뿐인데 이건 뭐지? 나름 이 집의 첫 관문 출입구가, 어쩐지 영 모양 빠지는 형국이다. 궁리를 하다 잔디를 뜯어내고 꽃밭으로 만들기로 했다. 우휴, 땅바닥에 딱 붙어있는 잔디를 뜯어내기가 나무 심기보다 더 어렵다. 그래도 어쩌랴, 호미를 들었으니 끝을 보아야지. 경계석을 심어 화단 하나를 완성했다.



달맞이꽃, 매발톱, 수선화, 눈개승마, 돌나물이 새싹을 틔우더니 오늘은 삼색제비꽃이 활짝 피었다. 첫 꽃이다. 햇볕이 톡^^ 하고 건드렸을 뿐인데, 와글와글 새싹들이 줄을 서고, 난 나대로 할 일이 천지다.
봄이 신청한 도미노 게임, 오징어 게임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오글오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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