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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글쓰기

4월의 눈

요술공주 셀리 2025. 4. 13. 14:34

"우와. 밤새 눈이 왔어"
어제 설치한 cctv가 무사한지 살피러 나갔다 온 남편의 말이 도통 믿기지 않는다. 4월 하고도 중순에 뭔 눈이야 하며 밖에 나갔다가 헉하고 놀랐다. 노랑 개나리 아래 눈이, 유난히 하얗게 눈이 부셨던 것이다.





옷장을 열고 한참을 망설였다. 눈이 온 봄의 옷차림은 어때야 하지? 4월이지만, 모직 코트와 목도리를 꺼내 입고 성당에 갔다. 성주간인 오늘은 행렬이 있는 날이다. 그러나 궂은 날씨 때문에 모든 행사는 실내에서 진행되었다. 미사를 마쳤을 땐, 바람과 우박을 동반한 눈이 오고 있었다. 강한 눈보라에 사람들은 우왕좌왕. 한 교우가 하늘하늘한 스카프를 둘러메고 눈 속을 뚫고 뛰어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부산하고 생경해보였다. 푸지게 오는 봄눈 때문에 집에 가는 길이 험하고 험난하다.



자동차 없는 형제님 한 분을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산길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금세 쌓인 눈으로 풍경은 한겨울의 설경이다.




구불구불 산길에 진달래 대신 눈꽃이 만개를 했다.




오후 내내 해가 나왔다 눈 오다 하는 희한한 날씨다. 강풍주의보만 있었지, 일기예보에 눈은 없었는데...... 오늘도 호랑이가 장가를 가는 건가?
그런데 목련과 개나리, 진달래꽃이 가여워서 어쩌면 좋으니? 그 무섭다는 호랑이보다 더 강한 눈보라를, 꽃들이 잘 이겨내줘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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