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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그 꽃이 왜 소식이 없지?"
"저기, 그 꽃이 뭔데?"
"왜 있잖아, 내가 좋아하는 꽃"
"그러니까, 그 꽃이 뭐냐고???"
"작고, 보라색으로 피는 꽃......"
덤 앤 더머 부부의 일상적인 대화다.
여러 번 가르쳐줘도 꽃이름을 모르는 남편. 남편이 좋아하는 몇 안 되는 꽃을 기억 못 하는 나.
결국, 남편이 손가락으로 짚어 준 나무는 해마다 자주색 꽃을 피워준 '꽃자두'였다. 그런데 이 나무 역시 병꽃처럼 해가 갈수록 비실비실하더니, 굵고 튼실한 나뭇가지가 죽고 잔가지만 수북했다. 이러다간 이 아이도 과습으로 보낼 수 있으니 빨리 조치를 해줘야 한다. 이식이 답이다.
그러나, 삽으로 파서 뿌리를 파내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심은 지 몇 년 되었다고 그새 굵어진 뿌리가 파내도 파내도 꼼짝을 하지 않았다. 삽으로 파고, 호미로 흙을 긁어내고, 급기야 톱으로 뿌리를 잘라 내서 자두 일병을 겨우 구할 수 있었다.



잔 가지와 마른 가지를 전지해서 바이오 체리 옆, 남향으로 옮겨 주었다. 자두야, 잘 자라서 보라색 앙증맞은 꽃을 보여주기를......

오후엔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젬마가 준 허브를 화분에 옮겨주고


이웃에게 얻어온 앵초 열 그루, 작약 세 그루를 옮겨 심었다. 잠깐 일한 것 같은데 하루가 또 저문다.
오후 내내 데크에 앉아 하늘을 보고, 의자에 앉아 새소리를 즐겼더니 짧아진 오후. 아,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오늘도 너무 많이 봄을 즐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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