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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뱀이다." 함께 동반한 이웃이 하산할 때, 뱀을 보았노라고 했다. 어젠 큰 뱀이지만 독이 없는 뱀을 만났고, 오늘은 살모사를 만났다고 했다. 살모사는 위험해서 잡아야 한다는 걸 "제발 빨리 집에 가자" 여자들의 아우성에 인0 씨가 마지못해 내려왔다.
고라니는 여러 번 만났었다. 낚시하다가 강에서 만났고, 산책 중에 도로를 가로질러 산으로 뛰어가는 고라니를 만난 적도 있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몇년 전, 동생이 운전 중에 산길에서 멧돼지를 만났다고 했었다.
나도, 매가 새끼 고양이를 채가는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고, 길고양이가 딱새 새끼를 잡아먹는 것도 보았다.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어주 드문 체험이다.
오늘은 강원도 이곳에서만 자란다는 초록색 점박이 개구리를 만났다. 통 통 튀어가는 개구리의 배 색깔은 빨간색이었다. 2~3주 전에 이곳에서 올챙이 떼를 보았는데 그새 개구리가 되었나 보다.

사람의 인기척을 들었는지 이 녀석은 금세 사라져 버렸고 이어, 나타난 녀석은 두 마리였다. 엇? 뭐지 저 어색한 자태는? 마치 살육의 냄새가 나는 듯, 심각한 저 모습은? 이웃이 말했다. 짝짓기 중이라고......

물속엔 올챙이와 개구리 말고도 도롱뇽 알도 있었다. 옛날엔 흔했고 먹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아주 귀한 녀석이라고.....

5월의 산행에서 얻는 기쁨은 뭐니 뭐니 해도 '초록의 향연'이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은사시나무는 보석 같은 연두색이었다.

이제 조금만 가면 정상이다. 그런데, 발 밑에서 발견한 것은 똥. 앞장서 가던 인0 씨는 아무래도 너구리 똥 같다고 했는데, 산에 사는 동물도 은근 예절을 잘 지킨다고......
전용 화장실을 만들어, 늘 같은 곳에서 응가를 한다나?

"뻐꾹뻐꾹"
산에 오니, 접하기 힘들다는 뻐꾸기의 노래를 다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노래를 하는 새가 있었으니...... 며칠 전부터 들리는 저 소리 "홀딱 벗고", "홀딱 벗고"...... 뻐꾸기과 새라는데, 듣고 또 들어도 '홀딱 벗고'라고 들리니 아이고 아가야, 넌 참 야하게도 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