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삐뚤빼뚤 글쓰기

'루리'의 1박 2일

요술공주 셀리 2022. 10. 3. 14:50

'이 루리'
한글 이름도 예쁜 루리네가 강원도에 왔다.
블로그에 소개한 '아치'와 '그네', 아름다운 꽃과 풍경이 보고 싶다고 해서 찾아온 친척은 도착하자마자 텃밭 체험을 한다.
7살 애기손으로 상추와 깻잎, 가지와 고추를 따고 당근을 뽑아보며 탄성을 지른다.
그뿐이랴, 까맣게 익은 포도와 대추를 따서 먹어보니 이 또한 신세계.
초롱초롱 동그란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동생네 집 어르신께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그네를 발견한 루리가 지나칠리 없다.
얌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씩씩하게 그네를 타고 여기저기 둘러보는 루리가 신이 났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루리네 가족은 시골 풍경이 새롭고 신선하기만 해서 '숯불구이' 하는 내내 '맛있다', 멋있다'를 연발한다. 서구적인 외모와 달리 밥을 좋아하는 루리도 숯 향기 가득한 고기를 먹고 또 먹고......
금방 어두워지는 산골짜기라서 알전구를 켜주니 우와, 탄성과 함께 여기저기 뛰어 다닌다.


저녁 어스름, 어둑어둑 밤이 오도록 사촌형제는 이야기 꽃을 피우더니 이젠 '불멍'이다. 한낮의 더위는 간 데 없고 어둠과 함께 오슬오슬 추워지니 루리의 손이 차갑게 얼었다.
난로가 힘을 발휘할 때,
루리네 가족에겐 이 역시 첫 경험인지라 모두가 난롯가에 모인다.


저녁 한 끼 같이 했을 뿐인데 루리도 사촌동서도 서먹함이 사라진 지 오래, '이기원 초대전' 전시회며 가족들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깊어가는 밤, 난로 또한 이글이글 주황색 불꽃을 토해낸다.

"형수님, 오면서 식당엘 들렀는데 거기서 알파카랑, 토끼, 말을 보았어요. 루리가 엄청 신기해했어요."
"오늘 하루, 며칠을 해야 가능한 많은 체험을 했으니, 루리가 엄청 피곤할 거예요"
어스름 구름 위로 초승달이 보이고, 루리네를 반기는 별도 떴으니 루리는 벌써 꿈나라를 여행한다.


"루리야, 나는 알파카야"

"난, 네가 잘 안 먹는 당근인데 나랑도 이제 친하게 지내자"

"그네야,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 너는 어떻게 그렇게 신나는 친구니?"

루리야, 오늘 사귄 친구들과 밤새 신나게 놀고 다음엔 더 재미 있는 체험을 하자꾸나......




'삐뚤빼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이 참 좁아  (0) 2022.10.09
그때는 옳았고 지금은 틀리다  (0) 2022.10.06
기억과 추억 사이  (0) 2022.10.02
남편 대신 난로  (2) 2022.09.26
엄마의 땅콩  (2) 2022.09.21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