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맛있는 요리

장을 담그다

요술공주 셀리 2023. 1. 24. 01:27

"언니, 내일 된장 담가야 해요."
"내일이 손 없는 날이래요"
2월에 담기로 했었는데 지구온난화로 1달 여 빨라졌다고 한다. 예로부터 장은 말일에 담았다더니 아마 내일이 길일인가 보다.

내 생애 드디어 된장 담그기에 도전이다. 옥이의 권유로 시작한 일이다. 이 또한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떨리고 설렌다. 처음 김치를 만들어 볼 때보다 더 그렇다.

항아리를 준비하려면 시간이 없다. 오늘 해야 할 숙제를 마무리해야만 한단다. 내 손으로 항아리도 처음 사 본다. 그런데 생각보다 비싼 항아리 가격에 놀랐다. 천일염 5kg도 마트에서 구입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항아리를 깨끗이 씻어 말린다. 토치로 소독을 해주는데 항아리 안에서 채워지는 gas로 불이 세어지니 무서워서 혼났다. 결국 어머니가 하시던 대로 항아리 안에서 종이를 태워 소독을 했다.

 


미리 사 온 메주 3 덩이도 흐르는 물에 씻어 두고, 20ℓ의 물에 4kg의 천일염을 부어 잘 저어 소금물을 만들어 준다. 계란을 넣었을 때,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계란이 떠오르면 염도는 성공이란다.


동글동글한 돌 두 개를 주어와 깨끗이 씻어 준다. 소금물을 부어줄 때, 메주가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항아리에 메주 3 덩이를 넣고 나니 어둑어둑 어둠이 내린다. 옥이스승의 숙제는 일단 마친 셈이다. 어차피 소금물의 불순물을 제거하려면 하룻밤을 재워야 한다니 메주 역시 내일 만나기로 한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다시 장 담그기 시작, 불순물이 가라앉은 소금물을 베보자기에 걸러 항아리에 부어 준다. 난로에서 갓 꺼낸 숯을 넣어주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나의 기대도 한껏 부푼다. 대추와 고추를 함께 넣어주고 일단 마무리. 이제 시간이 보약이다. 두어 달 뒤 간장을 만들어 주면 된단다. 참 신기하고 대견하다. 내가 장을 담근 것이다! 언제나 새로움을 아는 것은 기쁨이 있다. 어떤 맛이려나? 숙성과 발효의 멋진 과정을 거치면 된장과 간장을 만날 수 있다. 몇 달 뒤, 그때가 또 기대가 된다.

 

 

'맛있는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압력밥솥의 계란  (0) 2023.02.07
겨울 보약, 생강차  (0) 2023.01.24
오랜만의 수제비  (2) 2023.01.14
들깨 강정 만들기  (2) 2023.01.12
식빵이다  (5) 2022.12.23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