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詩 사랑

눈길을 걸으며(전종호)

요술공주 셀리 2023. 1. 27. 09:46

누군가 아침 일찍 치운

길을 걸어오면서 

길을 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한다

이거 내가 할 일이야 따져도 보았으리라

탐스런 눈발을 쓸어내는 아쉬움도 있었으리라

투명의 은빛에 쓸쓸한 마음을

들여다보았으리라

바지런한 사람들 수고로 눈길에 길이 열리듯

어설픈 말들로 눈길을 쓸어낸 사람들이 있었고

뒤에 섬세한 개념으로 길을 닦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위에 눈부시게 치열한 언어로

불을 질러 세계를 세운 시인들이 있어

우리는 숭고한 영혼의 길을 걷는 것이다

아침 일찍 눈 뜬

어설픈 사람들 겁 없는 각성에서

비로소 아름다움은 

길을 내어가고 있는 것이다

'詩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자(박종명)  (0) 2023.01.31
아끼지 마세요(나태주)  (0) 2023.01.30
사랑은 힘이 세다(최복주)  (0) 2023.01.20
대설(전종호)  (0) 2023.01.16
산. 13(홍원기)  (0) 2023.01.08
공지사항